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비자금 관리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상무는 아들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과 함께 차명 주식과 채권.부동산.유선방송 채널 배정 사례비 등을 통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상무를 상대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지난 6일에도 이 회장을 두 번째로 소환해 수천억원대의 비자금 조성.관리하면서 편법 증여 및 정관계 로비 등에 사용했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한 바 있다.
이처럼 핵심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자 김앤장은 적극적 방어태세를 갖추는 분위기다.
태광그룹의 변호를 맡기로 한 김앤장은 이 상무가 소환되기 전날인 11일 외부에서 회의를 갖고 만반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의 실무를 맡은 인물은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 등을 지낸 신현수(사시26회) 변호사, 서울지검 등에서 근무한 이병석(사시31회) 변호사 등이다.
이들은 이 상무의 소환으로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적극적인 법정공방전을 펼칠 전략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김앤장 관계자는 “신. 이 변호사가 태광그룹 변호와 관련된 일로 외부에 나가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어떤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의 태광그룹 비리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또다시 그룹과 김앤장 간 ‘유착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광화문 흥국생명(태광그룹의 계열사)빌딩에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 사무실과 미팅룸 등이 3개 층에 걸쳐 입주해있다.
김앤장에 따르면 2005년부터 흥국생명빌딩 4개층을 임대해 사용해왔다. 현재는 3개 층을 쓰고 있으며 지난해 7-8월께 1개 층 사무실은 계약종료로 철수한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해 가을부터 불거진 태광그룹 수사에 앞서 김앤장이 전략적으로 그룹 소유 빌딩서 ‘후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변호를 맡은 로펌이 해당 그룹과 너무 유착관계에 있는 것으로 비치는 게 좋지 않다는 판단아래 김앤장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