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진, '남자의 자격'에 도전?...사장단회의서 즉석 합창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대표이사 부회장 등 40명에 달하는 삼성 최고경영진들이 사장단 회의에서 '까치 까치 설날은'이라는 동요를 합창했다.

노년에 접어든 이들 신사들이 엉겹결에 합창을 해게 한 주인공은 바로 예일대 함신익 교수. 함 교수는 12일 오전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지휘자의 열정과 리더십'이라는 주제 강연에 앞서 이를 사장단에게 합창을 주문했다.

이날 강연에서 함 교수는 "지휘는 섬기는 것, 배우는 학생의 자세, 선생님, 리더, 영감을 주는 사람 등의 역할"이라며 "지휘자의 리더십은 단원에 대한 통제가 아니라 정직함과 신뢰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삼성 사장단들이 각 계열사를 경영하면서 필요한 리더십을 체험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특히 함 교수는 "오케스트라가 훌륭한 연주를 하기 위해선 옆 동료가 연주하는 악기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조화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또한 "감동을 주기 위해선 스스로 감동을 받고, 자신의 감성을 느껴야 한다"며 "직원들은 CEO의 성취와 성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함 교수는 자신의 지휘자 경험을 예를 들며 "음악을 완벽히 이해한 지휘자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때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생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음악을 통해 칭찬과 감동의 경영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