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일본 추리소설계의 대모가 말하는 '이유'

2011-01-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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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재범 기자)‘이유’는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추리소설을 단행본화한 것으로 1999년 만장일치로 제120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현대 일본의 빛과 어둠을 드러내고, 사회와 인간을 폭넓게 그린 발자크적 작업”이란 찬사를 보냈다. 또한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예지 ‘다빈치’가 2003년 7월 실시한 독자 설문조사에서 역대 나오키 상 수상작 중 최고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소설의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 추리소설의 대모’로 불리며 일본 문단에 최고의 영향력을 갖는 작가다. 재미에 문학성과 대중성까지 겸비해 수백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다수 기록 중이다.

독자들은 ‘이유’를 통해 미야베 미유키 문학의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시대 문제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감수성 등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한 새로운 문학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세계는 한 사람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스펙트럼이 넓고 깊다. 작가는 일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에 버금가는 대중성과 문학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시대소설에서부터 판타지, 추리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작가가 일본 문화계에서 차지하는 대중성은 압도적이다. 이번 ‘이유를 비롯해 ’모방범‘ 등 작가 대부분의 작품이 영화나 TV드라마, 만화로 제작되는 등 각 문화 영역을 넘나들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유’는 버블경제 속에서 일어난 ‘일가족 4인 살해사건’에 초점을 맞춰 사건이 밝혀지는 과정을 통해 일본 사회에 내재한 여러 가지 ‘위태로운’ 현실을 들추어낸다.

이 작품이 눈길을 끄는 점은 기존 소설에서는 보지 못한 형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사건’을 기점으로 해 방사형으로 나온 직선 끝의 여러 사람들과 그 가족을 그리기 위해 르포르타주 형식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인터뷰에 의한 취재 형식을 채용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단 사실이다. 이 작품은 프롤로그 부분을 포함해 22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인터뷰 형식을 완전하게 배제한 부분은 모두 7개에 불과하다. 시대의 뛰어난 관찰자이자 기록자로서의 역할을 해오며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데 중점을 둬 온 작가의 역량을 ‘이유’를 통해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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