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은 11일 오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 바레인과 첫 경기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7분 쐐기골까지 작렬해 완승을 이끌었다.
A매치 3호골과 4호골을 나란히 쏘아 올린 구자철에게 아시안컵은 첫 무대.
하지만 먼 중동 나라의 모랫바람도 한껏 물오른 구자철을 가로막지 못했다.
박주영의 예기치 않은 부상과 '박지성 시프트'의 실패는 구자철에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히든카드로 '처진 스트라이커 구자철'이라는 묘안을 끄집어냈고 구자철은 조광래 감독이 그린 그림에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구자철은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지동원보다 다소 처진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섰지만 시종 상대 골문 앞에서 위협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25분에는 오른쪽 코너를 돌파한 뒤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날카로운 슈팅을 때리는가 하면 29분에는 이청용의 간결한 패스를 받아 특유의 중거리 슈팅을 날려 바레인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구자철은 "팀이 이겨 기쁘다. 오늘 경기에서 실패할 수도 있다는 부담은 없었고 즐겁게 경기를 했다"며 "기성용, 이청용, 박지성 등과 함께 계속 이야기를 나눴고 지동원과도 움직임을 서로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주위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수비에서도 (이)영표, (이)정수 형이 뒤에서 움직임을 지시해줘 부담이 많이 없었다"는 구자철은 "두 번째 슛은 (차)두리 형이 날린 것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내 발에 와서 걸렸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대표팀 첫 골의 주인공이 됐던 구자철은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기 때문에 우승을 생각하기보다 항상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선수들 모두 우승을 위해 뛰고 있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