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도 100% 지분을 가진 신설 부동산업체 경서티앤알을 만들어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1년 사이 2배 가까이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서티앤알은 2009년 설립돼 웅진그룹에 편입된 새내기 계열사다.
다른 대기업그룹처럼 100% 오너 소유인 회사를 통해 경영권 강화 또는 승계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했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서티앤알은 2009~2010년에 걸쳐 계열사로부터 매출을 12억원에서 22억800만원으로 84% 이상 늘렸다.
현재까지 경서티앤알이 매출을 올리는 계열사는 극동건설뿐이다. 매출 100%를 극동건설에 의존하는 경서티앤알은 이 건설사에 토지를 임대해 수익을 내고 있다.
작년 분기별 거래 내역을 보면 1~3분기 각각 6억원씩이다. 4분기만 4억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경서티앤알은 1분기 극동건설로부터 4억4600만원어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경서티앤알 최대주주는 윤 회장으로 100.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경서티앤알은 설립 무렵인 2009년 윤 회장으로부터 52억6300만원을 빌리기도 했다. 이는 당시 이 회사 자본총계 대비 1만500%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때 빌린 돈을 합쳐 경서티앤알이 윤 회장으로부터 차입한 액수는 현재 162억6300만원에 달하고 있다.
경서티앤알과 윤 회장 간 채권·채무 관계가 수년째 지속돼 온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2009년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금 5000만원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부채총계는 1053억1500만원에 달했다.
경서티앤알은 같은 기간 매출액 12억원과 영업이익 11억9800만원을 올렸지만 순손실 19억9800만원을 냈다.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이 매달 1000억원 규모에 달하기 때문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경서티앤알은 건설사업 회복 조짐에 따라 2009년보다 토지를 더 많이 사들이면서 계열사로부터 매출도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그룹에서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를 보면 내부거래 비중이 최대 8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