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올해 中 누빌 한국 기업들

2011-01-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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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 현지 내수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우리 기업들이 중국내 기업과 협력해 세계 시장으로 나갔던데 비해 이제는 중국 시장 자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펄치고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와 중산층 늘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내세우면서 우리업체들은 중국내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새로운 과제에 맞닥뜨려있다. 새해벽두부터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변화하는 광활한 중국 시장을 개척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 중국 본사 총책임자로 강호문 부회장을 임명했다. 이는 삼성그룹의 중국책임자가 사장급에서 부회장급으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지난해 중화권에서 5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삼성그룹이 중국을 단순한 생산기지나 판매시장이 아닌 ‘제2의 본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중국을 단지 생산기지, 판매시장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디자인, 생산, 판매의 일관된 경영체제를 완성해 중국 현지기업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에 ‘제2의 삼성’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의 중국법인 임직원은 2010년말 8만8000명 수준으로 5년 만에 3만6000명(76%) 늘어났다. 삼성은 특히 4800명 수준인 연구개발인력을 2015년까지 7000명으로 대거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중국 화남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화남지역은 소득수준이 높아 충분한 구매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중국 삼성의 중국 화남시장에서의 매출은 전체 삼성 매출의 20%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이 지역에서 소니, 히타치 등 일본기업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세계 액정표시장치(LCD)의 양대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로부터 LCD 공장설립 허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중국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에 30억 달러를 투자해 7.5세대 LCD패널 공장을, LG디스플레이도 2012년 가동을 목표로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에 40억 달러를 투자해 8세대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올 2월 중국 정부에 LCD공장 투자신청서를 제출, 1~2개월 안에 최종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12월에서야 공장 승인에 대한 안내장을 받았다.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승인이 늦어진 만큼 중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공장을 빠른 시일 안에 완공한다는 계획 하에 공장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1월부터 부지공사 등 공장 설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2월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VIP를 초청해 기공식을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기초 부지공사는 이미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사는 현재 환경평가, 건설 인프라 등 공장 설립을 위한 제반사항 조사는 대부분 완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공장은 2~3년 뒤의 시장을 내다보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패널 업계 불황은 큰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일단 공장 설립을 시작하면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가동 시기는 2012년 하반기가 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과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베이징(北京)자동차와 합작해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자동차는 7년 만인 지난해 중국 4대 자동차 메이커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베이징에 연산 40만 대 규모의 제3공장 건설에 들어가 중국에서 연산 100만 대 생산체제 구축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차원에서 지난해 현대차는 70만여대, 기아차 34만여 대 등 총 104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100만대 판매시대를 활짝 열었다. 현대차는 2003년 5만대, 2004년 14만대, 2005년 23만대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는 ‘위에둥’(한국명: 아반떼HD),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XD)’ 등 중소형 주력 차종의 인기를 차츰 스포츠유틸리티(SUV) 및 중대형 차종으로 옮겨 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인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중형차 시장이 넓어질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실제 올해 투입된 기아차 ‘스포티지R’은 매월 9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올해는 쏘나타, K5 등 중형차 출시가 예정 돼 있다.

중국 내수를 겨냥한 진출 소비재 기업들도 올해 약진을 예고하고 있다. CJ그룹은 중국 상하이(上海)미디어그룹(SMG)과 합작투자로 홈쇼핑업체 둥팡(東方)CJ를 세워 이미 중국 내 매출 1위 업체로 등극했으며 올해에는 영화산업, 콘텐츠산업 등에 더욱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의류로 중국을 공략한 이랜드는 진출 16년 만인 지난해 누적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이미 중국시장 안착에 성공한 만큼 올해는 고가브랜드 론칭을 노리고 있다.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나 제과업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오리온의 올 한해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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