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 전시회에서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이들 양사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한국 가전제품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 TV 크기 경쟁,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들 기업은 그 규모 면에서도 해외 기업들을 압도했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2584㎡의 전시장에 850여 개에 달하는 미디어·가전 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2045㎡로 세번째로 큰 부스를 확보하고, 500개에 달하는 제품을 전시했다.
크기 경쟁에서 간발의 차이로 뒤진 LG전자는 84인치 'UD' 3D TV를 앞서 공개하며 반전을 노렸다. 이 제품은 아직 출시가 계획되지는 않았지만 기술경쟁에서 세계 1위임을 입증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 3D 기술 주도권 경쟁 치열, 양측 모두 "점유율 70% "자신
아울러 3D 기술 방식에서도 양사는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LG 진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회에서 기존 패턴 방식을 업그레이드한 'FPR' 3D 패널을 전시하며 3D 기술에서 앞서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권영수 사장은 "FPR 패널을 통해 올해 글로벌 3D 패널 시장 점유율 70%를 달성, 1위에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권희원 부사장(HE사업본부장) 역시 "FPR 방식은 경쟁사 기술인 셔터 방식에 비해 월등히 앞서있다"며 "단점이었던 높은 가격도 해소한 만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무게를 줄이고 착용감을 크게 개선한 3D 전용 안경을 공개하며 대응했다. 아울러 화면떨림과 잔상 등도 크게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 윤부근 사장은 "경쟁사 기술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화질·가격·전력소모 등에서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CD사업부 권영수 사장 역시 "3D TV는 2D 영상도 함께 감상해야 하는데 경쟁사 기술은 2D에서 화질이 떨어진다"며 "삼성전자 3D 패널은 올해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모바일도 경쟁 치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두께 경쟁이 벌어졌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두께가 9.2㎜인 스마트폰 '옵티머스 블랙'을 선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수시간만에 삼성전자가 8.99mm의 세계 초박형 제품인 4.5인치 슈퍼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세계 초박형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탈환했다.
4세대(4G) 이동통신에서도 양사는 각각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공세를 강화했다. 기존 3G 통신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50Mbps) LTE 방식 단말기를 선보인 것. LTE 등 4G 시장에서 삼성과 LG는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안에 미국 버라이즌을 통해 선보이는 갤럭시S의 LTE 버전을 공개했다. 또한 글로벌 150만대 이상을 판매한 태블릿PC 갤럭시탭의 LTE 제품을 상반기 중에 공개한다. 또한 동글을 통해 무선 데이터를 5개의 단말기에 공급하는 '모바일 핫스팟'도 선보였다.
◇한국, 모바일 시장 1위 눈앞에
LG전자 역시 버라이즌과 손잡고 LTE 전용 스마트폰 '레볼루션'을 관람객들에게 공개했다. LTE 데어터 카드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공개하며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 선점에 나선 것. 아울러 LG전자는 미국 T모바일과 함께 처음으로 태블릿PC인 'G슬레이트'도 공개하는 등 지난해 무선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글로벌 2, 3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 점유율을 합치면 수년 안에 1위를 독주하고 있는 노키아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TV 등 가전에 이어 모바일 시장에서도 1, 2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글로벌 미디어·가전 시장에서 모든 라인업을 갖춘 몇 안되는 종합 가전 기업"이라며 "미디어·가전 기기간 통합 운영 시대가 다기오고 있는만큼 우리 기업들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한국 브랜드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