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올해 세계 경기 전망이 ‘상저하고’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진 공격적인 투자발표여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재계에선 삼성의 과감한 투자가 미래 성장동력 마련은 물론 대한민국 대표 기업에서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의지가 배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험적으로 삼성의 한 해 투자를 계획을 보면 한국 30대 그룹의 투자 방향이 나온다”며 “올해가 향후 10년 안에 한국이 선진국에 들어 갈 수 있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해라고 보면 삼성의 이 같은 과감한 투자는 여타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높여 국가경제 확대에 기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삼성 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내년 국가 예산이 약 310조인데, 한 기업에서 투자하는 금액이 43조라는 것”이라며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냐”고 되물어 은근히 자부심을 보였다.
삼성은 올해 이 같은 ‘통큰 투자’로 신사업 발굴과 주력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10년 후 삼성을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투자액 대부분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 사용되는 점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 뚜렷하다.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가 21세기의 또 다른 10년을 여는 첫해가 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해 삼성의 행보를 가늠케 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식에서도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 대부분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며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과 제품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위기 의식’은 이번 ‘2011년도 투자 및 채용계획’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은 올해 투자액 42조1000억원 가운데 시설투자에 29조9000억원을 책정했다. 또 연구개발에 12조1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잡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삼성이 연구개발에만 10조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 20% 가까이 늘린 투자계획을 설정했다는 것은 10년 뒤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위한 밑거름을 올해 뿌리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투자금액의 증가뿐만 아니라 올해 본격 가동될 그룹의 새로운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존재가 효율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삼성의 미래 준비가 ‘흔들림 없는 성장’을 지향하는 것이 뚜렷해졌다.
여기에 삼성은 미래 준비를 위해 올해 사상 최대 채용규모인 2만5000명을 고용하기로 확정해 핵심인재 육성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국가경제 발전과 주력사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와 채용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