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현대건설 매각 관련 MOU해지 무효 사유 없어"…채권단 '勝'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현대건설 매각 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현대그룹이 지난달 채권단을 상대로 낸 ‘양해각서(MOU)효력 인정 및 현대차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및 본계약 체결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재판장 최성준 수석부장판사)는 4일 “양해각서(MOU)를 해지한 것을 무효로 하거나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 주식을 매각하는 절차를 금지할 긴급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채권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로써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절차를 진행하는데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현대그룹이 이번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이의신청을 비롯한 관련 본안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이에 구애받지 않고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매각 협상에 속도를 내면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현대차그룹과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현대그룹은 이번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이의신청을 비롯한 관련 본안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지난 3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최종 인수 완료까지는 많은 난관이 놓여 있으나 우리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모든 역량을 결집한다면 현대건설은 반드시 우리 품으로 오게 될 것”이라며 강한 인수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 왔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채권단이 나티시스와의 대출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으면 MOU를 해지하겠다고 통보하자 이에 불안감을 느껴 자사와 맺은 MOU를 해지하지 못 하게 해달라며 채권단을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