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사회에 '포기 말라' 교훈 줬다"

2010-10-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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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우승은 없다…마지막 경기를 이기자는 게 목표"

   
 
 
지난 19일 끝난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4연승을 거두고 가볍게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성근(68) 감독은 “사회적으로 약자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SK 야구가 줬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쉬운 우승은 없었다. 찾아온 기회를 잘 포착한 덕에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준비 과정만큼은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날도 어김없는 특타 훈련으로 우승 후 첫 연습을 시작한 김 감독은 "올해 SK의 목표는 '마지막 시합을 이기자'다"라며 다음달 대만과 일본 프로야구 우승팀과 벌이는 최강전에서도 승리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전했다.

-2009년 준우승에 그쳤다가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두 번을 우승했다가 떨어진 다음에 다시 올라가기는 특히 어렵다. 올해는 부상 선수가 많아서 더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는데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연승으로 우승했다. 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또 최악의 상황에도 마음가짐만 굳게 먹으면 얼마든지 지탱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야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 던져준 값진 한 해라고 생각한다.

-2008년에 우승하고 나서 "다음엔 '완벽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목표엔 접근했나.

▲야구는 항상 완벽을 추구해야지, 어지간하게 해서는 순간순간 대처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래 할 수는 없다.

사실 우리 팀은 그동안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나 거물 신인을 영입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 연습을 거듭하며 조직력을 다듬었고, 뚜렷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하나가 됐다.

-결과적으로는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를 끝내며 완벽한 결과를 얻었다.

▲밖에서 보기와 달리 실제로 팀을 꾸려가기는 쉽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가 많았다. 올해 시즌 시작하자마자 3연승을 달리다 1패를 했고, 다시 1승을 거두고 3연패를 했다. 나는 그때가 가장 위기라고 생각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집으로 걸어가면서 나 자신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남 탓을 하지 말고 내가 해결해야겠다. 선수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부러 머리를 짧게 밀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 후로 경기마다 '내가 왜 머리를 깎았나'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16연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이 막판까지 쫓아온 것이 약이 됐다. 압박을 받으면서 팀이 강해졌다. 그것이 시리즈에서 4연승을 거둔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끝없이 추격을 당하면서도 결국 뒤집히지 않고 1위를 버텨냈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 16연승을 하면서 수염을 깎지 않아 화제를 모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특별히 지킨 징크스가 있나.

▲앞서 말한 첫 위기 때 머리를 깎은 이후 어려울 때마다 머리를 짧게 밀곤 했다. 정규리그 1위 달성의 분수령으로 꼽히던 9월19일 삼성과 대구 경기 전에도 머리를 밀었고, 한국시리즈 직전에도 그렇게 했다. 그게 올해 새로 생긴 징크스다.

-대만, 일본 우승팀과 경기 전에도 다시 한 번 짧게 깎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때는 지금 정도 길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웃음)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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