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돌려막기 인사'에 비판론

2010-10-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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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으로 피트 라우스 백악관 선임고문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당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오바마 측근들을 여러 자리에 계속 기용하는 '돌려막기 인사'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밤(미 동부시간) 시카고 시장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이매뉴얼 비서실장의 사임을 발표한다. 그 후임으로는 라우스 선임고문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톰 도닐런 국가안보회의(NEC) 부보좌관, 짐 메시나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라우스 선임고문은 이매뉴얼 비서실장과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고문과 함께 '오바마의 최측근 3인방'으로 불린다. 이들은 대통령과 접촉이 잦기 때문에 주요 의사결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외부의 새로운 시각이나 다양한 견해가 백악관 중심부로 유입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는 11월 2일 중간선거(총선) 이후 액설로드는 오바마 대통령의 2012년 재선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임할 예정이다. 2008년 대선 당시 선거운동책임자였던 데이비드 플루프 정치담당보좌관과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이 고문직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변인 자리는 빌 버튼 부대변인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돌적인 성격의 이매뉴얼 사임으로, 의회와 자주 충돌했던 백악관 팀이 쇄신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라우스가 비서실장 후임으로 급부상하면서 민주당 일각에서는 '내부 발탁'에 대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 등 정치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라우스 발탁 결정이 백악관 팀의 문제들을 개선할 의도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이클 카푸아노 하원의원은 "의원들은 민초(grassroot)들과 가까운데 그들(백악관 팀)은 너무 떨어져 있다"며 "그들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지난 22개월 처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 원내부대표와 같은 사람은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현실 세계(real world)' 속에서 절대 일해보지 않은 측근과 보좌관을 너무 많이 데리고 있다면서 이매뉴얼 후임자를 정계가 아닌 재계에서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회 내 흑인 의원 서열 1위인 클라이번은 "대통령 주변에는 더욱 다양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론(theory)도 좋지만 실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불만은 진보 성향이 강한 의원들 사이에서 더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세속적이고 시야가 좁은데 그 책임이 이매뉴얼에 있다고 지적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원들의 견해와 2010년 중간선거(총선) 및 2012년 대선을 위해 해야 할 것들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게 막은 장본인이 이매뉴얼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라우스 기용이나 다른 참모들로는 백악관 웨스트 윙(West Wing.대통령과 참모들이 근무하는 곳)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이는 오바마의 연임 노력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린 울시 하원의원은 "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통령 측근과 보좌관으로) 들어가길 원한다"고 말했으며, 라울 그리잘바 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내 여러 분파 및 유권자들과 더욱 대등하게 소통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잘바는 "이매뉴얼은 많은 것을 억눌렀다. 그의 정치적 '리트머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민법이든 국민을 위한 방안이든 무엇이고 진전이 될 수 없었다"고 했다.

   의회 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 코커스' 회원인 레이시 클레이 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려면 (비서실장을) 도나 에드워즈 등 하원의원 중에서 발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분석가 겸 선거전략가인 더글러스 션은 최근 쓴 기고문에서 이매뉴얼이 떠나면 오바마 대통령은 후임자를 '이너 서클(소수 핵심권력집단)' 밖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션은 오바마 대통령이 혼란(chaos)에 가까워 보이는 백악관을 수습하려면 행정부가 아닌 외부에서 중립적이고 지명도와 신뢰도가 높은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며 재계 및 의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대통령에게 '노(No)'라고 직언할 수 있는 중립성과 성실성을 지난 인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션은 이에 적합한 `유일한(only)' 인물로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연방정부 재정 적자의 고삐를 죄기 위해 신설한 초당적 재정적자대책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어스킨 보울스(65) 노스캐롤라이나 총장을 추천하면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소신과 능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반면 이매뉴얼과 라우스에 대한 지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민주당 상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라우스 외에 다른 사람을 골라서는 안 된다는 말한다.

   켄트 콘래드 상원 예산위원장은 "라우스는 상원의 양당으로부터 존경받고 호감을 사고 있다. 라우스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고,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부대표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하워드 버먼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매뉴얼은 거의 완벽한 사람이다. 그를 실제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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