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1992년 쌍용건설에 입사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영업부터 수주, 준공시까지 고객관리 등을 10년 간 도맡아왔다. 시공부서가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면 이 부장은 조합원 한명 한명을 지근에서 챙기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이 부장은 "올해 쌍용건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비록 빅5 건설사만큼의 몇조 단위 규모는 아니지만 올해 목표로 한 3500억원은 조기에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중반에는 도곡렉슬, 잠실시영, 노량진 뉴타운 등 굵직한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던 쌍용건설이었지만 지난 1998년 외환위기(IMF) 이후 워크아웃을 겪으면서 몇년 간 수주 실적을 올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 쌍용건설이 최근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수주행진을 이어가며 '약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그가 서 있다. 그는 "모든 직원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고객감동', '진정성 전달' 등에 역점을 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현재도 '워크아웃' 기업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곧 망할 회사'라는 상대방의 비방과 조합원들의 선입견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당시에도 같은 고충을 겪었었다"고 회상했다.
서울의 굵직한 대형사업에는 발을 붙일 수 없었던 쌍용건설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펼치면서 수주 전략 거점으로 삼았던 곳은 영남지역, 특히 부산이었다.
처음 부산지역에서 수주활동을 펼친 당시에도 경쟁사들이 쌍용건설의 부채비율과 M&A(인수·합병) 대상 기업이라는 점을 퍼트리면서 많은 어려움에 봉착했었다는 게 이 부장의 설명이다.
이 부장은 "지금 부산에서 쌍용건설은 거의 독보적인 존재일 만큼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건설사 못지 않은 자부심이 있다"며 "대기업 브랜드보다 쌍용건설의 품질과 진정성을 고객들에게 전달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 결과 수년 전 대형업체와의 싸움에서 시공권을 놓쳤던 용산 효창4구역의 시공권을 최근 다시 되찾아오는 쾌거도 맛봤다.
이 부장은 "아파트는 누구나 지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아무나 지을 수 없는 것 또한 아파트"라며 "고품질의 명품아파트는 아무나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내 집을 짓는다는 일념으로 아파트를 지어온 쌍용의 진심을 고객들이 알아주신 결과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정비사업 시장에 대해 이 부장은 "재개발 재건축이 붐을 이뤘던 1990년대가 1기라면 브랜드 전쟁이 한창인 2000년대가 정비사업의 2기라고 볼 수 있다"며 "이르면 5년 내에는 브랜드가 아닌 아파트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디자인 전쟁'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지식경제부에서도 아파트 평면, 디자인 등에 역점을 두고 우수작을 수상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그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또 공공관리자제도가 시행되면 그야말로 실력과 품질로 승부를 볼 수 있어 중견사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부장은 "브랜드 가치로만 평가받는 아파트가 아닌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친환경·고품격, 저에너지'의 명품아파트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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