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팬들 사이에서 '신촌 자취생'으로 소문난 스웨덴 출신 싱어송라이터 라세 린드(Lasse Lindh·36)는 그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한다.
신촌에서 9개월간 혼자 살며 이 근방을 누비고 다녔다는 그는 마치 동네 터줏대감 같았다.
그는 MBC시트콤 '소울메이트'의 '커먼 스루(C'mon Through)'와 '더 스터프(The Stuff)'를 통해 2006년 국내 음반사인 칠리뮤직코리아의 제안으로 첫 내한 공연을 하게 됐다.
이후 2008년 3월 공연이 전회 매진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지난해 4월 세번째 영어앨범 '스파크스(Sparks)'를 발매한 뒤 한국에서 공연,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실제로 그는 서울에서 지내면서 30개가 넘는 곡을 만들었다. 이 곡중에서 일부는 다음 앨범에 담길 예정이다.
"'작은 가슴(heart)을 가진 인간이 이 큰 도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survive) 수 있는가'가 이번 앨범의 주제에요. 특히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이 큰 도시에서는 너무 힘든 일이죠. 사람들은 수많은 일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죠. 이런 곳에서 한 사람만을 선택해 충실하기는 힘들어요."
노래 가사 역시 외로움과 소울메이트를 찾는 것에 관한 내용이고 사운드도 도시의 맥박(pulse)을 나타내듯 빠르고 강하다.
앨범 녹음 작업은 스웨덴에서 한다. 그간 앨범을 함께 만들어 온 프로듀서와 컴퓨터 작업을 위해 오는 10월 스웨덴으로 출국한다.
린드는 이번 앨범이 자신의 음악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트라이베카'라는 밴드로 활동하던 10년 전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을 했으니까 저의 음악은 유행을 따라간다기 보단 너무 일찍 시작했다고 할 수 있죠. 콜드플레이나 뮤즈, 라디오헤드는 모두 상업적이고
주류로 분류되지만, 이들 역시 처음엔 인디 밴드로 시작했어요. 그렇게 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대중음악에 대해 '너무 잘 만들어진 상품(well-made product)' 같다며 개성 없이 미국 스타일을 따라가는 현상은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스웨덴으로 떠나기 전 국내 투어 콘서트를 연다.
다음달 18일 부산, 19일 대구를 거쳐 10월 2~3일에는 서울에서 공연한다.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