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불법 운영에 벤츠, 뒤늦게 파악 나서

(아주경제 김형욱·김병용 기자) 보세 하치장을 운영하던 경기도 화성시의 한 협력사가 2년 동안 불법 운영한 것이 밝혀지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벤츠 협력사인 쏘나브이피씨코리아는 지난 2008년부터 화성시 우정읍 화산리에 위치한 부지 2만9900㎡의 보세 하치장을 무허가 상태에서 운영해 온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8월 16일자) 밝혀졌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17일 “(이에 대해)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며 “현재 실태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로썬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 외에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벤츠코리아와 쏘나브이피씨코리아의 보세 하치장은 개발 허가 자체를 받지 않는 등 불법 행위가 명백한 상태여서, 조사에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라 일단 시간을 끌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양 사의 사이가 단순 관계사 이상의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의혹을 부추긴다.

손영호 쏘나브이피씨코리아 대표는 1995년 BMW코리아와 함께 수입차 업계에 뛰어든 후 2004년 메르데세스-벤츠코리아 일산전시장 ‘모터원’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쏘나브이피씨코리아의 송중천 본부장 역시 2000년대 중반까지 벤츠코리아 부사장까지 지낸 벤츠통이다. 한때는 독일 다임러에 이어 벤츠코리아의 2대주주인 한성자동차 사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인적 구성으로 이뤄진 만큼 벤츠 본사 역시 불법적인 운영을 사전에 알았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협력사의 탈·불법으로 본사가 손해를 볼 경우는 협력사에 피해를 묻게 되는 게 상식”이라며 “협력사가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불법 영업을 지속해 온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이 곳 보세 하치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차량 출하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2000~3000여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곳에는 현재 약 1000여대의 벤츠 및 다임러트럭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는 이에 대해서도 역시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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