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삼성그룹 2인자인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의 거취가 삼성 안팎에서 논란이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이 고문이 포함되느냐의 여부를 놓고 서로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10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학수 고문을 비롯한 삼성 인사 7명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최종 결정자의 의중이 확인되지 않아 논란만 확산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학수 고문 등 삼성 인사들이 사면대상에 이름이 올라와 법무부에서 관련 법률을 검토 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순수하게 법률적 검토를 했다는 의미이고, 사면위원회의 안에 대한 재가는 전적으로 최종 결정자의 판단”이라며 “현재 분위기로는 경제인 사면이 쉽지 않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분위기라는 것은 최근 현 정부가 집권 후반기 정책방향으로 설정한 친서민, 친중소기업 기조를 의미한다. 하도급문제로 대표되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환경 조성이 핵심이다.
경제인 사면이 상생협력을 주문하고 있는 현 정부에 짐이 될 수 있어 고민이다. 이학수 고문을 비롯한 경제인 사면이 이뤄질 경우 현 정부가 대기업과 재벌 특권 경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구설수에 다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면 복권 돼야 할 이유도 없고,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정부도 삼성 등 대기업의 상생노력에 높은 점수를 줄 수만은 없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광복절이라는 특성상 정치인 사면이 많지, 경제인은 별로 없다”면서 “특히 이학수 고문의 경우는 유죄판결이 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이건희 회장 단독 특별사면도 이제 갓 100일이 지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경제인의 사면이 이번에 이뤄지더라도 당장에 반기업정서가 증폭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준혁 겸임교수(인천대 신문방송학과)는 “우리대중들은 기업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낫다. 기대감이 커야 실망도 큰 것인데, 기업들에 대한 윤리적 잣대가 하향적이기 때문에 이번에 경제인 사면이 이뤄진다고 해도 반기업정서가 폭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학수 고문을 비롯한 경제인 사면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경제인 78명의 사면복권을 건의한 대한상공회의소가 대표적이다.
이현석 대한상의 전무는 “(이들이 사면된다면)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투자 증대와 고용창출로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데 하는 기여를 할 것”이라며 “사회가 대중소 상생협력에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것 등 기업에 요구하는 것이 많은데 (사면으로 기업들의) 사기를 올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또 “ (사면이 된다면) 이들이 사회에 그만큼 빚을 진 것이 아니겠느냐”며 “사회적 책임감 등이 더 들 것이고, 상생협력에도 힘을 쏟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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