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제지업계가 지난 2분기 좋은 실적을 거두고도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모처럼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한 제지업계 종사자는 기자에게 "펄프가격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때문에 발뻗고 자기 힘들 정도다"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펄프가격 때문에 울고 웃는 현실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제지업계는 지난 1분기에 칠레 강진으로 인한 국제 펄프가격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 2분기에는 다시 펄프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다시 펄프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라는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로 제지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지난 2분기 전년 동기대비 25% 상승한 3909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4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한솔제지는 펄프가격 상승을 미리 예상하고 싼 가격에 원자재를 대량 확보한 덕에 실적악화는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다시 비싼 원자재를 투입해야해서 영업이익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다른 제지업체들은 지난 1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비해 다소 호전된 실적을 발표했지만 3분기 실적은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다.
펄프가격은 톤당 870달러로 지난해보다 2배정도 올랐다. 공급이 달려 올 하반기에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제지업계의 고민이 단순히 펄프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가 아닌 신성장동력의 부재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이제는 지난 몇년간 업계 구조조정을 거쳐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한국제지 등 3강 체제로 재편한 제지업계가 펄프가격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성장동력에 대해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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