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농업 발목 잡는 쓸데없는 규제 없애야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선진농업국가로 가는 길의 장애물은 쓸데 없는 규제다. 선조들이 오랜기간 연구한 동의보감 등에서 나오는 기술 등도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10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농정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김재수 농촌진흥청장의 말이다.
김재수 청장은 전체 직원 1882명 중 박사만 840명이 존재하는 연구기관의 농업전문가들을 진두지휘 한다. 자신이 먼저 농업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 조직은 쓰러진다는 일념하에 매일 공부하고 현장을 돌아다닌다. 그래서 김 청장에겐 주말도 휴가도 사치다. 항시 선진농업국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그를 일벌레로 만든 것.
그는 환경, 농지이용관리, 야생동물보호, 식품관련 규제 등으로 농민을 옥죄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와 관련해 그는 "인삼을 가공하고 남은 부산물이 산업폐기물로 분류돼 있다"며 "상식적으로 인삼은 다먹어도 되는 천연재료다. 영양분 많은 인삼 찌꺼기는 밭이나 논에 거름으로 줘도 되고 소, 돼지 등 가축들에게 영양식으로 줄 수 있다"고 농민을 대신해 울분을 토했다.
실제 인삼은 잎부터 뿌리까지 다 먹을 수 있는 작물이다. 산업폐기물로 분류되면 그 부산물은 아무나 취급할 수 없고 정부가 지정한 업자만이 관리.처분할 수 있다.
이뿐만아니다. 실컷 농사 다지어놓았는데 산에서 멧돼지가 내려와 농사를 망쳐도 할말이 없다. 야생동물보호관련 규제 탓에 잡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만 볼 뿐.
얼마전 농진청이 개발.시판한 누에그라도 마찬가지. 천연재료로 만든 것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먹었을 때 어디에 좋고, 얼마나 안전한가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라고 식약청이 제재를 가했다. 그간 이문제 때문에 시판이 중단돼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농업산물을 연구.개발해서 상용화하는데 가장 발목을 잡는게 식약청"이라며 "임상실험은 굉장히 많은 시간과 돈이 소요된다. 다행히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곧 누에그라가 시판된다"고 김청장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효율적인 규제가 우리 농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김 청장은 "쓸데없고 오래된 크고 작은 규제 등 탁상에서 만든 규제가 너무 많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농진청은 전 직원이 모여 1인1건 규제안을 발의하기로 한 것 .전반기 발굴한 것만 1000건이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종합, 연구한 결과 대대적인 성과를 냈다"며 "지난 6월7일 열린 총리주재회의에서 규제개혁 100건을 풀었다. 그것도 한번 회의에서 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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