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9일 오후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 해상에 해안포를 발사한 것과 관련해 그 의도와 향후 파장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33분까지 백령도 북방 NLL 인근 해상에 10여발을, 오후 5시52분부터 6시14분까지 연평도 북방 NLL 인근 해상으로 12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하는 등 총 130여발을 발사했다.
군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NLL 쪽으로 해안포를 집중적으로 발사하고 일부를 NLL 남쪽 우리측 수역까지 떨어지도록 조준한 것은 서해에서 이날 종료된 우리 측의 합동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미 앞서 북측이 지난 3일 `전선서부지구사령부'의 통고문을 통해 남측의 훈련계획에 대해 "강력한 물리적 대응타격으로 진압할 것"이라 위협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해 훈련이 시작된 5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서기국 보도를 통해 "예상을 초월한 가장 위력한 전법과 타격수단으로 도발자들과 아성을 짓뭉개 놓을 것"이라 언급했고 7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의 경고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고 밝히는 등 무려 3차에 걸쳐 위협을 언급해왔다.
따라서 이번 해안포 사격은 지난 서해합동해상훈련에 대한 '물리적 대응타격'을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월 말 북측이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 해상으로 해안포 등 400여발 발사시에는 사전 예고했던 전례를 볼 때 예고없이 발사된 이번'해안포 사격'은 남측에 대한 위협의도라는 것이 군당국의 분석이다.
또한 북측이 NLL을 향해 집중적으로 포 사격 가한 것도 NLL 인근 해상에서 기동한 우리 함정에 위협을 가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북한군의 포사격은 지난 3월 천안함 기습 공격에 이은 또 한 번의 기습적인 도발이라고 언급했다.
군당국은 특히 이와 관련 일부 해안포가 NLL 남쪽 백령도 인근 해상으로 떨어진만큼 추가 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 북측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포사격은 내달 초 44년만의 치뤄지는 당대표자회가 있고 이때 김정은의 권력승계 공식화가 점쳐지는 만큼 정치적 권위를 세우기 위한 행위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 측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려는 국면전환용 행동이라는 예측도 언급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미국은 9일 북한군 해안포 발사에 대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신호가 아니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지역에 매우 많은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확실히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았던 일로, 긴장을 완화시키는 최선의 길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북한의 추가 도발가능성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도발을 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더불어 대북제재 1874호의 완전한 이행을 언급하며 "북한이 노선을 변경하도록 압력을 넣는 방법을 계속 찾아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런 도발들에 대해 북한에 대한 보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측의 논평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이 앞서 북측의 '대응타격'의 근거가 됐던 서해 군사훈련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던 만큼 이 같은 북 측의 도발에 대해 별다른 평가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8일 대승호가 북측에 억류되고 천안함 관련 북측과 유엔사간 실무회담이 오가고 있는 만큼 복합적이고 신중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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