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방영덕 기자)1967년 10월 7일 대구은행이 설립됐다. 3일 뒤 부산은행이 설립됐다. 태생부터 두 지방은행은 라이벌일 수 밖에 없었다.
10년 전 자산 규모는 대구은행이 13조원, 부산은행이 11조원으로 대구은행은 명실공히 1등 지방은행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자산규모나 수익성 면에서 부산은행에 밀리고 있다.
대구은행에게 경남은행 인수는 빼앗겼던 1위 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지역 정서 활용한 M&A안 추진
대구은행은 대구 경북권에서 30% 내외의 여수신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를 통해 대구 경북지역을 넘어 영남권 대표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또 현재 규모로서는 증권, 보험 등 자회사 설립이 쉽지 않기 때문에 경남은행 인수를 통해 자산 규모를 늘리고 이들 자회사를 공동 설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로서는 재무적 측면에서 경쟁자인 부산은행보다 열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 정서적인 측면을 고려해볼 때 대구은행이 부산은행보다 우위에 있다.
부산은행이 경남은행 인수는 '흡수'로 인식돼 지역민들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또 경남은행과 대구은행의 영업권역이 거의 겹치지 않고 영업대상도 다르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당초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수평적 통합을 강조한 공동지주사 체제라는 안을 들고 나왔다. 부산 대구 경남 전북 광주은행 등 전국 지방은행들을 하나로 묶는 자산 130조원 규모의 지주사를 출범시키자는 방안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지방은행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아 이 방안을 보류하고 단독으로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일단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해 경남은행을 인수하고 지주사 형태로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동지주사 체제는 지방은행들이 서로의 틀을 존중하면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체계라 보며 궁극적으로는 다른 지방은행의 참여를 유도해 공동지주사 체제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 순익 '반토막'…증권가 예상 하회
대구은행이 지난 달 30일 발표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64.3% 늘었다.
하지만 2분기 대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분기 831억원의 절반 수준인 493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600억원 수준이던 증권가의 예상치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89%와 14.23%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연체비율은 1.16%로 나타났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2분기 중에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비용을 충분히 반영했다"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의 더블딥 위험 등에 대비해 리스크 선제 대응과 내실 위주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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