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사용자가 늘면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어플)이 개발되고 있다. 차량도착 시각, 맛집 정보, 뉴스 등 생활의 편리함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이제는 사용자 손아귀에 쥐어진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제공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 인류가 꿈꿔왔던 ‘손안의 컴퓨터’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다양한 어플 등장으로 인해 생활패턴에도 일정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어플은 새로운 형태의 소통과 만남을 예견하고 있다. 토종 어플인 카카오톡톡, 외래종인 트위터, 후즈히어 등은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텍스트와 채팅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또 주변에 누가 위치해 있는 것 까지 알 수 있어 즉석에서 만남을 이루는 세상이 됐다.
이같은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 구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에서 ‘연애성향테스트’라는 어플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앱스토어에 이 어플이 선보이자마자 유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운로드를 받았고 출시 나흘 만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어플은 현재도 상위권을 오르내리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회사도 이같은 유저들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유저들이 ‘광클’하는 이유는 뭘까.
이 회사 개발담당자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심리를 테스트하고 싶은 욕구가 있고 특히 연애심리와 같은 상대적인 테스트에 흥미를 갖는다며 이를 파악하고 가장 빨리 어플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얼마전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이 사주 연애심리 어플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있었는데 같은 맥락으로 생각된다.
과거 푸른 바탕의 천리안통신이 선보였을 때와 인터넷 아이러브스쿨 등의 등장은 채팅과 만남, 소셜네트워크 문화의 큰 변곡점이었다. 여기에 모바일폰이 1인 1폰 시대로 급속하고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사람 만나기가 무척 쉬워진 세상이 됐다. 이제는 ‘누구를’, ‘왜’ 만나야 하냔 문제에 다다르게 됐다.
만날 수 있는 여건이 쉬워진 만큼 만남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연애성향테스트 어플은 이런 목적성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연애성향 테스트를 마치면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성의 리스트를 보여주고 채팅을 통해 속마음을 나눌 수 있다. 이성 얼굴을 마주하고 고백하는 데 ‘울렁증’이 있는 사람에겐 적격인 셈이다.
여기에 위치기반 서비스까지 덧붙여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상대, 불과 수 분전까지만 해도 전혀 알지 못했던 이성과 만남이 가능하다. 별로 놀라운 건 아니지만 그 상대가 미래의 배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만남의 의미는 달라진다. 한마디로 중매가 되는 셈이다. 한마디 더하면 어플이 중매를 선셈이다.
이 회사는 곧 이상형리스트, 채팅, 위치기반을 추가한 ‘이상형찾기’ 어플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해석남녀로 유명한 행동과학 전문가 이상일 박사가 개발감수를 했다니 내용도 흥미로울 것 같다.
위치기반서비스가 있는 채팅 어플로 만나 결혼한 커플을 홍보하는 해외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동영상이 만들어질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는 측면에서 어플은 순기능을 갖는다. 이를 ‘어플의 진화’라고 말하고 싶다.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2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인구 1인당 1 스마트폰 시대가 올 것이다. 그 사이 어플도 계속 진화할 것이다. 어쩌면 인간의 심리를 고스란히 분석해 삶의 우선순위까지 정해주는 어플까지 등장할지 모른다.
어플의 진화는 인간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선사시대 원시인들이 후각으로 짝을 찾았던 생활패턴이 이제는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 폰 어플이 대신하고 있다. 이상형찾기 어플의 성공사례가 전해지자 여러 결혼정보회사에서 어플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어플이 결혼정보 중매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