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2010-06-23 06:58
  • 글자크기 설정


"원정 16강이라는 게 목표였기에 상당히 기쁘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월드컵 무대에 나와서 제 기량을 펼치고 주눅이 들지 않은 덕분이다. 굉장히 유쾌하다"

허정무(55) 축구대표팀 감독은 23일(한국시간)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2-2 무승부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지휘하고 나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허 감독은 "16강부터는 단판 승부기 때문에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 이후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더 큰 목표로 가는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8강, 4강도 욕심을 냈다.

다음은 허정무 감독과 일문일답.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초반 실점을 하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첫 골을 허용했지만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잘해줬다. 그러나 역전해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한 게 심리적으로 어렵게 풀어갔던 것 같다.

--박주영이 프리킥으로 득점했는데. 세트피스 준비를 많이 했나.
▲훈련을 수시로 했다. 그 지역에서 박주영이 차기로 돼 있다. 자블라니가 힘을 줘서 차면 80-90%는 뜬다. 힘을 뺀 상태에서 차라고 했다. 볼과 고지대에 대한 적응력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프리킥 골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다. 프리킥이 많지만 대부분 공이 뜬다. 의식하다 보면 망치는 경우도 많다.

--아시아 축구가 발전했나.
▲아시아 축구가 선전하고 있다. 격차가 세계 수준과 좁혀지고 있지만 대등한 수준이 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와 경기를 보면 야쿠보가 찬스를 놓쳤지만 우리도 찬스가 많았다. 우리 선수들이 이기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다.

--16강에서 만나는 우루과이의 강점은.
▲우루과이는 남미팀 중에서 힘을 앞세운 터프한 플레이를 많이 한다. 경기장에 오기 전에 우루과이-멕시코 경기를 봤지만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준비를 잘하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8강에 가려고 선수들이 분발할 것으로 생각한다.

--보완해야 할 점은.
▲조그만 실수를 줄이는 게 보완해야 할 점이다. 수비에서 순간적인 방심은 8강에 가기 위해 보완해야 한다. 다음 목표는 단판 승부기 때문에 지면 탈락하고 이기면 올라간다.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 이후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더 큰 목표로 가는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누구도 못했던 16강을 이뤄냈는데.
▲선배님들이 달성하려고 노력했지만 못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하나가 돼 국내 감독이지만 축구협회가 지원을 많이 해준 덕분이다. 쑥스럽다. 내가 크게 한 것은 없다.

--3경기 치르면서 교체가 적었는데.
▲상황을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많은 실점을 했다. 실점 상황을 보면 전반 두 번은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고 후반은 공격에 치우치다가 역습을 당하고 위치 선정을 잘못했다. 상당히 교체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젊은 영건들, 김재성, 김보경 등이 있는데 아르헨티나는 톱클래스 팀이고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늘은 역전을 해서 이기는 상황이라 교체할 만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였다. 염기훈도 교체되기 직전까지 박주영에게 득점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좋았다. 수비를 두텁게 하려고 김남일로 교체했는데 그 교체는 결과적으로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그 상태에서 수비 위주로 바꾸기가 마땅하지 않았다. 앞으로 경기하는데 계속해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고 생각을 하고 있다.

--16강 진출이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도움이 되나.
▲그런 점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1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경을 썼지만 월드컵 유치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16강에 올라가 월드컵 유치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1차 목표를 넘은 선수들에게 줄 동기 부여는.
▲솔직히 우리 선수에게 해외에 나와서 지금 16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해외 활약하는 선수들의 공로가 크다. 해외에 더 많이 나가 뛰고 싶고 어려운 걸림돌이 병역 문제다. 융통성을 발휘해 나가서도 뛸 수 있고 갔다 와서라도 공익근무를 하는 등 많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상당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병역 문제는 앞으로 16강, 8강, 4강에 가려면 병역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 융통성을 발휘해 다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별리그 통과와 8강 중 어느 쪽이 어려운가.
▲조별리그가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 그날의 경기 흐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우루과이가 수비 위주 경기를 하는데.
▲경기 자체가 수비 위주로 하는 팀을 상대하기가 어느 팀도 골을 내기가 쉽지 않다. 우루과이는 수비 숫자를 굉장히 많이 두는 팀이다. 긴 승부를 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아르헨티나도 우리에게 실점한 게 유일하다. 찬스를 잡으면 공격할 수 있다. 우루과이는 역습을 주로 하는 팀이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