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하늘·김병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최근 남북 냉전기류와 유럽발 금융위기로 급등하면서 국내 주요 수출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100원 초반대 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25일 장중 1270원대까지 치솟았다. 국내 수출산업은 환율이 높을수록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명박 정부 초기 고환율 정책을 시행한 것은 수출 증대를 위한 것이었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선진국들에 비해 빠르게 회복한 것도 환율의 혜택을 본 수출기업들의 약진 덕이었다.
때문에 이번 환율 상승이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수출기업들은 이번 환율 인상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요 수출산업인 전자산업은 유로화 약세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는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시장”이라며 “달러화 강세와는 달리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만으로 수출 경쟁력이 좋아졌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주요 전자기업들은 해외에 현지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때문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여기에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이 최근 금융위기 재발 위기감 등으로 위축되면 오히려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장비 및 소재 원가가 상승하면서 전자기업들의 투자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전자업체들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투자를 위한 장비와 소재 가운데 상당수를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 구입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는 전자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출 역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현대차는 500억원, 기아차는 300억원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
특히 원·엔 환율도 덩달아 치솟는 만큼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최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만큼 유럽 지역의 금융위기 재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6.2% 크게 올랐다. 시장 점유율도 3.9%에서 4.5%로 상승했다. 달러 강세와 유료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유럽에서의 성장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원·달러 환율 상승은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비교적 안전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유럽 시장이 국내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단순히 달러 강세 만으로 수출에 파란불이 켜질 것이라는 성급한 낙관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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