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경찰서는 10일 서울지역 고교에서 체육교사로 재직 중인 이모(32)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공범 2명과 함께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달 2일 고향 후배인 건설사 대표 배모(31)씨 등 3명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김모(71.여)씨의 오피스텔에 들어가 배씨가 토지 매매 계약금으로 지급한 30억원을 빼앗으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밝힌 사건 전모는 지난 2월 사채업자의 자금 압박과 나머지 토지 매매대금을 갚을 길이 없었던 배씨가 1차로 친구 송모(31)씨와 함께 김 할머니를 납치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이씨와 친구 1명을 더 끌어들여 들였으며, 범행 제의에 응한 이씨는 이후 범행 때까지 수업이 없는 시간이나 퇴근 후 호프집이나 모텔 등지에서 배씨 등을 만나 김 할머니 주거지를 물색하고 미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씨는 수업이 없는 날을 택해 직접 범행 날짜를 잡았고 범행 당일 알리바이를 위해 학교에 출근했다가 강도짓을 한 뒤 다시 학교로 돌아와 태연히 수업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배씨 등과 김 할머니 집에 침입한 뒤 배씨 등이 김 할머니 부부를 결박하는 등 범행에 성공한 것을 확인하고서 현장을 나와 학교로 돌아왔다.
경찰조사에서 이씨는 다른 형제 2명이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등 그다지 집안 형편이 나쁜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저 용돈이 필요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씨는 배씨 등 2명이 범행 당일 피해자로부터 빼앗은 1천600만원을 마카오에서 도박으로 탕진하는 바람에 돈 한푼 만져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