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실은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했다. 이후 구조조정본부ㆍ전략기획실 등으로 이름은 바꿨지만 그룹의 중추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전 회장과 계열사 CEO함께 '삼각편대'로 불렸다.
하지만 이 기구는 지난 2008년 4월 이 전 회장이 일선에서 퇴진하면서 삼성의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에도 같은해 6월 30일 해체되고 말았다.
이런 이유로 이 전 회장의 복귀와 더불어 전략기획실 역시 부활할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 역시 24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략기획실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현재 삼성은 기존 사장단 협의회 산하 업무지원팀ㆍ법무팀ㆍ커뮤니케이션팀 외에 브랜드관리실ㆍ윤리경영실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기획실이 부활하면 삼성은 2008년 4월 경영쇄신안 발표 이전의 컨트롤타워 체제를 다시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신규 투자, 사업조정, 신수종사업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금 구조로는 의사결정 스피드를 높일 수 없다. 전략기획실이 이 전 회장을 보필하면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신규 투자나 신사업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해 꾸려진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역시 전략기획실의 업무 가운데 신규사업 관련 업무를 일부 발족시키며 새로운 구심점을 세웠다. 그룹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신사업을 강력하기 추진하기 위해서다.
특히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부재는 100년 기업을 꿈꾸는 삼성에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내지 못하면 삼성도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위식이 그룹안팎으로 팽배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 신화’를 일군 전략기획실의 부활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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