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19일(현지시간) 우리나라가 올해 상반기 중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허 차관은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투자설명회(IR)를 마친 뒤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답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지수편입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지수 주관사 측과 접촉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에는 편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회사인 MSCI가 만든 것으로 FTSE 지수와 함께 세계 양대 투자지표로 평가된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의 규모는 5조달러로, 선진지수 편입 시 순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신규 자금 규모는 최소 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허 차관은 "지수편입에 앞서서 한국 통화에 대한 규제를 완전히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부 있지만 우리나라의 규제는 외국인들에게 전혀 불편하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최근 통화규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완화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투기성 거래를 제한하기 위해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논의와 합의가 어느 정도 진전된 뒤에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화표시 채권을 발행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비거주자(외국인)들끼리 한국원화로 결제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허 차관은 1년만에 다시 뉴욕에 IR를 오게 된 것에 대해 "평소에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의 상황을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가 닥쳤을 때 상황을 잘 모르면 투자자들은 급히 팔려고 한다, 평소에 자신이 투자한 나라의 형편을 잘 알고 있어야 위기가 닥쳐도 안정적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해외투자자금 4천억 달러 가운데 매년 60% 가량이 대체되는데 IR를 통해 평소에 좋은 인식을 심어놓으면 시장도 안정적으로 갈 수 있고 기업 등의 조달비용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IR를 마친 뒤 월 스트리트 저널(WSJ)사도 방문한다. 이 회사의 에반 람스타드 기자는 최근 한국에서 열린 외신 정기간담회에서 부적절한 질문을 하고 이를 지적하는 재정부 대변인에게 욕설까지 퍼부어 재정부로부터 공보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허 차관은 "한국 경제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가는 것이며 람스타드 기자 얘기를 먼저 꺼낼 생각은 없다"면서 "당사자인 외신대변인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 입장을 표명하는 서한을 WSJ에 이미 보냈다"고 말했다.
허 차관은 "외신기자가 질문은 자유롭게 할 수 있을지라도 정부 관계자에게 욕을 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는 한편 김연아 동영상으로 IR 참석자들의 관심을 끈 것에 대해 "요즘 젊은이들이 새로운 한국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 김 선수의 동영상을 틀기로 했다"면서 "젊은 선수들은 세계무대에 나가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좋은 성적도 낸다.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하지 않는 새로운 한국인 스타일이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