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6일 후임 한국은행 총재에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내정함에 따라 향후 한은과 경제부처간 원활한 협력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김 대사가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내 재정부 등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고 학자 출신으로 ‘출구전략’ 공조 등에 마찰이 적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인선 배경에 대해 “김 내정자는 학계, 관계 등을 거쳐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경륜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OECD 대사로 국제적 경험과 안목도 있다”며 “풍부한 경험과 실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시장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고 그에 따라 한국은행의 업무 수행에 있어서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내정자는 KDI 원장으로 있으며 재정부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경제부처에서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구전략 공조 등 거시경제정책 전반에서 정부와 한은의 협력 필요성이 이번 내정의 주요 배경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내정자의 국제적 감각도 그간 장고를 거듭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변인은 “우리나라가 올해 주요20개국(G20) 의장국으로 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주최하고 국제 금융 개혁의 어젠다를 선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김 내정자가 적임자로 평가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은의 독립성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간 청와대와 한은은 김 내정자가 ‘KDI' 출신 이란 점을 문제 삼아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 경제 위상이 올라감에 따라서 한은의 기능과 역할도 이제 새로운 위상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또 국제 금융 협력 분야에서도 한국은행의 역할과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내정자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김 내정자는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한림대학교 총장, KDI 원장, 한국조세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 정부 첫 경제수석을 지내는 등 이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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