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우원길 사장은 15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현실적으로 공동중계 방송은 어렵다"며 단독중계 강행 의사를 밝혔다.
방통위는 이날 SBS의 동계올림픽에 이은 월드컵 단독중계와 관련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CEO(최고경영자)의 의견을 청취했다.
KBS와 MBC에 이어 마지막으로 의견을 진술한 SBS 우 사장은 "저희 입장은 단독으로 계약한 이후에 똑같다. 본사가 입은 손실 및 리스크에 대해 선결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 사장은 "지금 시설배정이 다 끝난 상태여서 AD카드를 받아서 간다고 해도 뭘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며 "(KBS와 MBC가) 취재를 한다면 최대한 편의를 보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공동중계방송은 어렵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KBS와 MBC가 열린 마음으로 큰 양보를 하면서 협상에 임하겠다고 했다"며 SBS의 긍정적인 자세를 촉구했지만, 우 사장은 "알겠다"고 애매하게 대답했을 뿐,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우 사장의 진술 이후 SBS측은 "공동중계 문제는 시정조치 문제에 대한 해결이 이뤄진 뒤에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방통위 의견 청취는 SBS가 중계권 판매를 거부.지연했는지, 반대로 KBS와 MBC가 중계권 구매를 거부.지연했는지 여부와 SBS의 단독중계가 국민 90%가 방송을 볼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했는지에 맞춰졌다.
김인규 KBS 사장은 "아직까지 월드컵을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 제의를 (SBS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말했고, `보편적 시청권'에 대해선 "유료 매체를 포함하는 것은 자의적"이라며 SBS의 주장에 반박했다.
김재철 MBC 사장은 "국가적인 축제에 대해서 비용문제도 전향적으로 생각하겠다. 큰 틀에서 양보할 용의가 있다"며 SBS와의 협상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내보였다.
한편, 최 위원장 등 방통위 상임위원 4명은 한목소리로 이들 방송사의 소극적인 중계권 협상 태도를 질타했다. 특히 중계권 갈등이 상대 방송사를 비난하는 뉴스를 내보내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달은 것에 대해 `치욕',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강하게 꾸짖었다.
방통위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SBS의 단독중계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위반 및 이들 방송 3사의 중계방송권 판매.구매 거부 또는 지연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