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는 음악에 미술, 무용, 문학, 영화 등이 더해졌다. 지휘 퍼포먼스를 선보일 안무가 자비에 르로이(왼쪽)와 '영화음악 콘서트'의 주인공 기타리스트 이병우. | ||
멸치는 참 고마운 물고기다. 멸치를 우려낸 국물에 된장을 풀면 된장찌개가 되고, 국수를 넣으면 잔치국수가 된다. 멸치를 빼고 요리해도 그 음식이야 되겠지만 당최 그 맛이 나지 않는다. 멸치를 우려낸 국물이 기본으로 깔렸기 때문에 훌륭한 요리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의 음악은 멸치와 같다. 음악이라는 것에 다양한 재료들이 결합해 또 다른 훌륭한 공연들이 탄생한다. 음악에 오페라가 더해지고, 영화가, 문학이, 미술이 더해진다. 주제도 ‘MUSIC+ ’로 9년 만의 새로운 시도다. 원래 통영국제음악제는 ‘서주와 추상’ ‘공간’ ‘동서의 단편’과 같이 작곡가 윤이상(1917~95)의 곡명에서 주제를 차용해 왔다. 이러한 시도는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현대적인 것과 고전적인 것을 융합하려 했던 윤이상의 음악세계와도 일맥상통한다.
‘MUSIC+(영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영화 ‘해운대’ ‘괴물’ ‘왕의 남자’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마리이야기’ 등 스무 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작곡한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영화음악 콘서트(21일)’가 준비돼 있다. 그는 영화의 영상미와 스토리를 음악으로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클래식‧어쿠스틱‧일렉트릭 기타 연주뿐만 아니라 록‧발라드‧재즈‧팝‧블루스 요소들을 클래식의 바탕 위에서 결합해 자신만의 색깔로 연주한다.
‘카프카-프라그멘트(22일)’도 ‘MUSIC+(문학)’이라는 주제로 공연된다. ‘변신’ ‘성’ 등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 프란츠 카프카의 일기와 편지를 텍스트로 한 짧은 글 40편에 헝가리의 대표적인 작곡가 죄르지 쿠르탁이 음악을 붙여 만든 작품이다. 음악과 문학, 낭독이 어우러진다. 소프라노와 바이올린 독주에 연극배우 박정자가 낭독을 한다.
‘MUSIC+(미술)’은 음악과 함께 미술작품이 상영된다. 이 공연은 ‘전시회의 그림(23일)’으로 러시아의 작곡가 무소르그스키가 친구이자 화가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의 유작품 전시회에서 그의 그림 10장을 보고 받은 인상을 묘사한 음악이다. 지휘자 김홍재가 이끄는 울산시립교향악단이 음악과 미술의 조화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안무가 자비에 르로이의 지휘 퍼포먼스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25일)’을 통해 무용극을 펼친다. 연극‧음악‧무용 등이 통합된 종합예술 형식의 음악극, 신나라의 ‘에코(20~21일)’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한 음악들을 접할 수 있다.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음악제답게 ‘MUSIC+(윤이상)’도 빠질 수 없다. 음악제 기간 동안 어떤 형태로든 거의 매일 윤이상의 곡이 연주된다. 폐막공연인 ‘윤이상을 기리며(25일)’는 모든 곡이 윤이상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timf.org) 참조. 문의 02-3474-8315~7.
아주경제 이정아 기자 ljapcc@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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