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후보자 영입 및 공천작업이 본격화하면서 당적을 바꾸는 '철새 정치'가 판치고 있다.
한나라당이 15일 발표한 1차 영입인사 명단에는 최홍건 전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위 위원장(장관급)과 임좌순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차관급)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또 임 전 총장은 2005년 4월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가 이번에 한나라당에 입당, 아산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으로 말을 갈아 탄 기초단체장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경남도당은 최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엄용수 밀양시장과 천사령 함양군수의 입당을 허가했다. 두 사람 모두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다 이번에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특히 이번엔 세종시 논란의 직접 영향권인 충청권에서 철새 정치인이 대거 '출몰'해 자유선진당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천년민주당에 몸담았던 진보적 인사인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3일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선진당에 입당했다.
이 전 장관은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서 잔뼈가 굵은 재야 출신으로, 청와대 복지노동수석과 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김대중 정부의 주요 인사다.
앞서 충청권에서 다른 정당 출신 인사들의 선진당 입당 행렬이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출신인 오시덕 전 국회의원과 한나라당을 탈당한 전·현직 지방의원 등 18명도 1월 중순에 선진당에 동반 입당했다. 2008년 민주당을 탈당했던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선진당을 선택했고, 대전시장 후보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사례도 있다.
한나라당 소속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은 지난 2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줄곧 민주당 계열에서 활동하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겨 중구청장에 당선됐다.
영입인사 케이스로 민주당에 입당한 우근민 전 제주지사는 민자당, 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바 있다.
여야의 공천작업이 4월 중순께 마무리되면 공천 탈락자들의 당적변경 현상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호남 기반의 평화민주당(가칭) 창당 작업에 나섰고,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는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과 경쟁구도를 노리고 있어 이들이 공천탈락자들을 흡수할 경우 당적변경 후보의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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