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명목 기준 6만6981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소득 증가율(1.5%)의 배를 넘었다.
연도별 이자비용은 2003년 4만3799원, 2004년 4만6104원, 2005년 4만8177원, 2006년 4만9961원, 2007년 5만4497원, 2008년 6만4939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작년 이자비용은 6년 전보다 52.9%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을 연간으로 계산하면 80만3772원이다. 여기에다 통계청 추계가구(1천228만가구)를 적용하면 전체 가구의 이자비용은 9조8703억216만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실제 가계가 지출하는 이자비용은 이보다 훨씬 더 크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에서 1인 가구나 농어가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들까지 포함한 총가구(1천667만가구)를 감안하면 이자비용은 더 늘어난다.
또 통계청이 조사에 반영하는 이자비용에는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 가계 지출 및 운영을 위한 비용이 포함되는 반면 사업상 목적의 가계대출, 수익 목적의 건물 임대를 위한 가계대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 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이자비용은 사업체 조사 등에 반영되는데 이런 부분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409조5040억원, 평균금리가 신규취급액 기준 연 5.73%, 잔액 기준 연 5.4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림잡아도 20조원이 넘는 돈이 이자로 지출됐다고 볼 수 있다.
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141조2천325억원,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141조2300억원까지 포함하면 이자비용은 통계청 자료의 3배가 넘는 3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난 것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가계 대출이 증가한 데 원인이 있다.
가계대출(예금취급기관+기타금융기관) 잔액은 작년말 691조9966억원으로 전년말(648조3272억원)보다 43조6694억원 증가했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지만 금융권의 금리는 정책금리 인하폭만큼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08년 10월 연 5.25%에서 2009년 2월 2.00%로 3.25%포인트 인하됐으나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1년간 1.5~1.9%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쳤다.
아주경제=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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