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의 뇌관 세종시 수정안
정총리, 내년 1월11일 수정안 발표
충청권.야당.친박계 '원안고수' 주장
여권, 지방선거 심판론·부처2∼3개이전론 탄력
세종시 수정 문제가 연말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내년 1월10일께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라는 개념으로 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과 기업 유치를 골자로 한 세부 내용이 발표될 계획이다.
그러나 충청권을 비롯해 야당과, 여당내 친박계가 ‘원안고수’를 주장하면서 반대하고 있어 세종시 수정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져있다. 설사 수정안이 추진된다고 해도 거센 후폭풍이 2010년 연초 정국에 거세게 몰아칠 분위기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됐던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국정과제 세종시 건설은 지난 9월 정 총리가 ‘행정비효율’ 문제를 거론하면서 완전히 뒤집어졌다.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9부2처2청을 세종시로 옮기면서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세종시 원안의 목표였지만, 이명박 정부는 부처 이전에 따른 막대한 행정비효율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행정연구원도 부처를 전부 세종시로 옮기면 부처간 협력이나 정책조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연간 3조∼5조원의 비효율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을 설파하면서 우호여론 몰이에 본격 나섰다.
세종시 수정에 총대를 멘 정 총리는 현재까지 네 번이나 세종시를 찾으며 충청권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최근 충북 청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행정부처가 세종시에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세종시 수정을 주창하고 있다.
지난 11월 세종시 수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구성된 민관합동위원회는 당초 목표와 달리 세종시 원안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정부의 수정의지를 뒷받침하고 있다.
민관합동위는 21일 세종시에 들어설 과학연구시설에 대한 이해를 제고키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방문하는가 하면 독일 현지로 남영우 고려대 교수 등 민간위원 7명을 급파해 행정부처가 베를린과 본으로 양분된 독일의 문제점을 낱낱이 살피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와는 달리 여권에서는 수정안 처리를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출구전략’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기 위해선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골자로 한 세종시특별법 개정이 필수적인데 야당과 한나라당내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로 법개정을 위한 정족수를 채우기가 쉽지 않은 만큼 차라리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자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수도권 출신 친이(친이명박)계 한 의원은 “현정부 중간평가 성격인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충청권이 반발하는데 무리하게 세종시 수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나 고민하고 있다”며 “선거때 수도권이나 충청권 등의 민심을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당의 양대 계파가 부처이전 백지화와 원안고수(9부2처2청 이전)로 의견이 갈리면서 중재안의 일종으로 당초 계획보다 축소된 2∼3개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방안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영남권 출신 친박계 한 의원은 “여권은 부처이전을 전면백지화하기도 9개 부처를 모두 이전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며 “형식적 논리상 세종시 자족기능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3∼4개 관련부처를 내려 보내는 중재안이 현실적”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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