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 기질은 타고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CEO의 능력은 타고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9일(현지시간) 기업가 기질을 결정짓는 요인을 찾아내기 위해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벌인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스콧 셰인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기업학 교수는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870쌍의 일란성 쌍둥이와 유전자의 50%를 공유하고 있는 857쌍의 이란성 쌍둥이 기업가의 활동을 비교했다. 그는 기업가 기질의 40%는 유전, 60%는 환경이 결정한다고 결론냈다.
셰인 교수는 후천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선천적인 기업가 유전자도 찾아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10~15년 안에 DNA나 심리분석을 통해 유전적으로 기업가 기질이 뛰어난 이들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바라 샤하키안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신경심리학 교수는 신경전달 호르몬인 도파민의 수치를 조절하는 약품을 투약하면 기업가 기질을 개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셰인의 연구 결과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하이디 넥 미국 밥슨대 기업학 교수는 "미국의 경우 기업가들의 개척정신이 경제발전과 소위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한 요건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기업가가 선천적으로 태어난다고 결론짓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기업가 기질의 결정인자가 유전이냐 환경이냐 하는 논쟁이 다시 일고 있는 것은 실업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게 기업가들이기 때문이다.
기업가정신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인 카우프만재단에 따르면 1980~2005년 미국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의 3분의 1은 신생기업에서 나왔다. 특히 창립 3년 미만의 기업 경영자들이 같은 기간 대부분의 고용을 창출했다.
셰인 교수는 "심리조사를 통해 기업가가 될 잠재력이 높은 젊은이들을 조기에 발견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에 노출시킬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미래의 기업가를 '고용을 창출하는 창립자'로 육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독일 루드비히-막시밀란스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창업과정을 필수로 수강한 학생들 중 18%가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을 수강하기 전에는 창업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던 이들이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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