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 “철강 불황 지속···기술경쟁력 필요”

2009-12-1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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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통한 기술 경쟁력만이 해법 역설

   
 
정준양 포스코 회장(맨 왼쪽)이 9일 서울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콘퍼런스에서 윌리엄 바넷 미 스탠퍼드대 교수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철강업계 불황은 크고 장기적이 될 것이라며 해법으로 투자를 통한 근원적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9일 전경련과 지경부가 개최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 콘퍼런스’에서 “향후 글로벌 철강업계가 격변기를 맞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공급과잉이 정글의 법칙 부를 것”

정 회장은 철강업계 불황 전망의 원인으로 공급과잉을 꼽았다. 공급 과잉이 철강사들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 된다는 것.

국제 철강경기는 올 초부터 회복하고 있으나 생산량은 지난해 고점(5월) 대비 10% 낮은데다 가격은 절반 수준인 상태다. 이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철강사들의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셀로미탈, 신닛테쓰 등 메이저 철강사들의 지난해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고 지난 3분기에 그나마 ‘제로(0) 이익’을 냈다.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으로 떠오른 중국도 최근 환경 규제 강화를 통해 생산량 억제에 나섰다.

정 회장은 “향후 철강 공급과잉 규모는 동북아시아만 해도 1.5억~2.5억t이 될 것”이라며 “공급과잉이 심해지면 개발도상국들이 수입제한 조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입제한이 단행되면 각국 철강사는 내수를 걸어 잠그고 수출은 확대해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며 “이 때는 결국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 바람과 빈번한 인수합병(M&A)이 대두되고, 그 와중에 철강업의 중심이 미국.유럽에서 아시아로 빠르게 이전될 것이라고 정 회장은 전망했다.

◆“위기 해법은 기술 경쟁력 강화 뿐”

정 회장은 국내 철강사가 이 위기를 극복할 길은 기술 경쟁력 강화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과잉 시기에는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유일한(the only)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비전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포스코는 불황 너머를 바라보는 장기적 비전을 갖고 철강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티타늄 등 고부가가치 철강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포스코는 오는 2013년까지 희소금속 분야 설비투자를 위해 총 82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철을 대체할 신소재 분야도 개발중이다.

한편 정 회장은 협력사인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 뒷받침되는 협력사가 성장해야 포스코도 성장할 수 있다”며 “상생경영은 포스코의 생존 기반이자 지속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중기 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73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 바 있으며, 지난해부터 총 5만여 명의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온 바 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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