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기존 주택 거래가 안돼요"

2009-12-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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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 인근 지역 거래없고 시세 하락 DTI 규제와 함께 주변 부동산 시장 상승세 억제

   
 
고양 원흥지구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관심이 보금자리주택에 쏠리면서 거래나 시세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세를 파악하기 힘들정도로 거래가 이뤄지질 않아요. 대출 규제 등으로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는 거의 사라지고 원흥지구나 삼송지구 등의 신규 분양에만 관심이 있어요."(경기 고양시 원당역 인근 공인중개사)

지난 28일 찾은 고양시 원흥지구 인근 부동산 시장은 적막하다는 표현과 정확히 일치했다. 거래를 위해 찾는 사람도 문의도 거의 끊겼다.
 
방문하는 공인중개사들마다 상담하는 손님이 있는 곳이 드물었고 공인중개사들은 이구동성으로 힘들다는 얘기들 뿐이었다. 

고양시 덕양구 원당뉴타운 인근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문의하는 손님도 거래도 거의 없고 시세도 하락세다"며 "1300만~1400만원하던 지분값이 100만~200만원정도 떨어졌다. 보금자리주택지구인 원흥지구 등의 분양가가 워낙 싸니까 그쪽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원흥지구에서 좀 더 떨어진 화정지구도 마찬가지다. 개발된지 이미 10~15년된 아파트들이 많아 새로운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상당하지만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100㎡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기존 시세보다 5000만~6000만원이상 하락한 급매물도 시장에 나왔지만 사려는 사람 찾기가 힘들었다고 한 공인중개사는 귀뜸했다.

그는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강화이후 기존 아파트 시장은 완전히 죽었다"며 "반면 대출 규제에서 벗어나는데다 값이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고양 원당지구에서는 재개발 조합과 시공사간에 조그만 분쟁이 있었다. 어떻게든 일반 분양가를 높이려는 조합과 미분양을 걱정한 시공사가 분양가 책정을 높고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결국 시공사의 주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3.3㎡당 평균 850만원에 불과한데다 경제 상황도 나쁜데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면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손해를 볼 것이란 논리가 조합을 설득해 당초 조합이 원하던 금액에서 100만원이상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됐다. 

거래가 끊기고 주변 아파트 시세가 정체하는 상황은 또 다른 보금자리주택지구인 하남 미사지구 인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남시 덕풍동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팔려는 매물은 있지만 매수자 찾기가 힘들다"며 "시세도 2000만원가량 떨어졌다"고 푸념했다. 

그는 또 "내년에 대한 기대도 그다지 크지 않다"고 했다. 내년에는 경기도 살아나고 대출 규제도 없어질 수 있지만 하남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인근에 분양가가 3.3㎡당 300~400만원 정도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대규모로 분양되는데 누가 비싼돈 주고 근처에 살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하남 부동산 가격이 내년에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남시 세기공인 대표는 "하남은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없던 지역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조성돼 인프라만 제대로 갖춰지면 개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보금자리주택과 차별화가 이뤄지는 민영아파트들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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