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e북' 전용 단말기와 스마트폰과 같은 '폰북'의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e북 전용단말기는 삼성전자의 ‘파피루스’, 아이리버의 ‘스토리’, 네오럭스의 ‘누트’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e북 전용단말기는 30만원대를 넘는 고가에 불충분한 콘텐츠로 제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e북 전용 단말기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 e북 콘텐츠 부족 문제다. 현재 국내 최대 서점에서 판매중인 서적은 50만여 종에 이르지만 e북 콘텐츠는 5만개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에서 발행되는 신간의 3분의 1정도가 외국번역서이지만 저작권확보가 어려워 e북 콘텐츠로 변환에 시간이 걸린다. 출판사들도 수익성 문제로 e북 콘텐츠를 내놓기 꺼려해 신간서적은 볼 수 없다.
사실상 고전 감상을 위해 30만원 이상의 고가의 비용을 치러야한다는 점에서 e북 전용 단말기는 장미빛 전망과는 달리 크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또한 e북 기능 뿐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점차 확대되면서 e북 전용단말기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이미 아마존의 킨들 e북 서비스가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MP3 플레이어 아이팟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 최대 서점 반즈앤노블은 림(RIM)의 스마트폰 '블랙베리'에서 e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다.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내장된 스마트폰이 늘어나면서 e북 전용 단말기만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KTㆍ SK텔레콤ㆍ LG텔레콤 등이 콘텐츠 업체와 e북 시장 관련 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KT는 지난 9월 e북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는 데 이동통신망을 제공하는 내용의 제휴를 교보문고와 맺었다. LG텔레콤 역시 인터파크와 손을 잡고 e북 단말기에 통신 가능한 모듈을 탑재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콘텐츠업체들과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들이 e북 시장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스마트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한권을 다운로드 받으면 약 1MB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므로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통사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으로 e북 전용 단말기보다 폰북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부 소비자층에 제한된 국내 e북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용 단말기만의 경쟁력 뿐 아니라 적정한 가격대도 형성돼야 한다"며 "휴대폰이나 넷북과 같이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e북 단말기를 대중화하면 콘텐츠 시장도 저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