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괜찮겠지"…美 기업 투자·고용 늘린다

2009-10-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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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터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고용 및 투자 확대 계획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미기업경제협회(NABE)가 지난 2~12일 78개 회원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향후 6개월 안에 고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지난해 7월 18%에서 24%로 늘었다.

또 추가 감원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4%에 그쳐 지난해 7월 11%보다 크게 낮아졌다. 고용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도 56%에 달했다. 현재 채용을 진행 중이라는 기업은 지난해 7월 6%에서 12%로 두 배 늘었고 감원을 진행 중이라는 기업은 36%에서 31%로 줄었다.

통신은 소매업계와 호텔ㆍ외식업계 등 서비스업종을 선두로 금융, 보험, 부동산업계의 경기 전망이 특히 밝아졌다고 전했다. 반면 제조업계는 투자는 물론 고용 규모도 줄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윌리엄 스트라우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새로운 증거"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을 자처해 온 미국에서는 2007년 12월 시작된 경기침체로 72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9월 실업률은 9.8%.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조만간 10%를 웃돌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NABE가 최근 44명의 전문가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미국의 실업률이 내년 1분기에 1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실업률이 내년 말께 9.5%로 낮아지겠지만 2012년 이후까지도 고용시장이 금융위기 타격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금융정보제공업체인 브리핑닷컴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달 실직자 수는 17만50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9월 실업자 수 26만3000명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실업률 상승 속도가 둔화돼 앞으로 실업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예고하고 있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향후 3개월간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2%로 지난 1월(8%)보다 두 배 늘었다.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편입 기업의 80%도 전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업들은 컴퓨터 등 의사소통과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장비를 들이는 데는 투자하겠지만 기업 전반의 인프라 구축에는 투자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이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배경에는 되살아나고 있는 수요가 있다. 기업들은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최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NABE가 조사한 기업의 23%는 최근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조사 때 가격인상에 나섰다고 답한 기업은 8%에 불과했다. 반면 제품 가격을 낮췄다고 응답한 기업은 지난 7월 20%에서 10%로 줄었다. 산업수요지수 역시 지난 7월 -5에서 23으로 5분기만에 상승반전했다.


스트라우스는 "미국 기업들이 3분기에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수익이 악화될까 우려하고 있지만 제품의 매출도 같이 오르자 수익률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경기 전망도 밝아졌다. 조사 대상 기업의 73%는 내년에 미국 경제가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통신이 취합한 경제 전문가 63명의 전망치 2.4%보다 높은 것으로 29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3.2%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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