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은 3가지 충돌 요인으로 인해 변동성 확대 전망

2009-10-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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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국내 주식시장은 다음 3가지 충돌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첫째, 추세와 모멘텀의 충돌이다.
통상 경제 지표나 기업 이익을 해석할 때 전년동기 대비 지표는 추세를, 전기비 지표는 모멘텀을 보는데 사용된다.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영업이익 증가율을 전년동기 대비로 보면 기저(base) 효과에 힘입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그러나 전기비로 본 이들 지표는 사뭇 다른 결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GDP 성장률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분기보다 4분기가 좋아지는 전년동기 대비 '추세'는 주식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한 '모멘텀'의 둔화는 주가 상승을 제한하거나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밸류에이션과 심리의 충돌이다.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6배를 기록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평균인 9.0배 대비 28% 높지만 지난 4월에 기록했던 PER 수준보다는 10% 이상 낮다. 그렇게 비싸지도,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밸류에이션 수준이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PER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은 그만큼 이익 전망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4분기 이익 모멘텀(전기 대비)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우 유니버스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절대 규모는 3분기를 단기 정점으로 2분기 가량 쉬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3분기를 정점으로 이익 모멘텀이 다소 둔화된다면 '비싸지 않지만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밸류에이션을 바라보는 투자 심리의 균형은 점차 '싸지 않다'는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
한편 이익 전망의 표준편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12개월 선행 EPS를 추정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시각 차이가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익전망의 신뢰성이 다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이익조정 비율이 단기 정점을 기록한 후 하락 반전하고 있다. 3분기 이익 발표가 몰려있는 10월 중에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평가 작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셋째, 수급의 충돌이다.
9월 중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5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편입 이벤트 효과일 수도있다. 그러나 3월 이후 25조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인의 움직임이 FTSE 선진지수 편입 이후 갑자기  단절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한국증시는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었을 때 고베타 시장의 성격이 강하고, 실질실효 환율로 본 원화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퍼시픽 지역 내에서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증가율이 시장 평균보다 높고, 12개월 선행 PER이 시장 평균보다 낮은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따라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높은 관심은 10월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더라도 순매수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 단가-매도 단가'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매수 일변도의 외국인 생각에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회원국의 경기선행지수 대비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를 살펴보면 최근 상대 기울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향후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더라도 강도는 다소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주식시장은 성격은 앞에서 살펴 보았던 3가지 충돌 요인들로 인해 기존 장세 흐름과는 사뭇 다르게전개될 전망이다. 예를 들면 외국인 주도 시장에서 벗어나 국내(개인) 투자자들의 시장참여 비중이 증가한다거나, 대형주 중심에서 중소형 개별주로 매기가 이전된다거나 하는 현상이 그것이다.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수출주에서 내수주로 손바뀜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예상이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매수가 유효한 종목은 영업실적 호전주인 현대차, POSCO, 풍산, SK에너지, 한국전력, CJ제일제당, 동부화재, CJ오쇼핑, 한솔제지, SK케미칼 등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양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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