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부, 금속노조 회비 8억원 납부 보류

현대자동차 노조지부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가져갔던 조합비를 사측으로부터 직접 수령한 뒤 금속노조에 회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섭권과 단체협약 체결권의 주체를 둘러싸고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현대차 노사 등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지부장 이경훈)는 지난 5일 월급날을 앞두고 금속노조에 보내는 한달치 조합비인 8억원을 금속노조 통장에 입금하지 말라고 회사측에 요청했다.

조합비는 회사가 직원 월급에서 일괄 공제해 금속노조에 보내면, 금속노조가 이 중 46%를 운영비로 챙기고 54%를 다시 산하 지부인 현대차노조에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분배해왔다. 현대차 노조가 금속노조에 조합비 납부를 보류시킨 건 2006년 산별노조 전환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 노조는 일단 집행부 차원에서 조합비 납부를 일시 보류시켰고, 12일 노조 의사결정기구인 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조합비 납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조합비 납부 보류 사태는 최근 현대차 노조는 중도실리 성향의 이경훈 지부장, 금속노조는 강성 성향의 박유기 위원장이 각각 당선된 뒤 임단협 교섭권과 체결권을 현대차 지부에 넘기느냐를 두고 이견을 보인 데 이어 두번째로 나타난 갈등 양상이다.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현대차 노조와 금속노조간 잇단 갈등이 '산별노조 완성을 위한 지역지부 전환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속노조는 규약과 규정에 따라 당초 이달까지 현대차 노조를 포함한 5개 기업별 지부를 금속노조의 지역 지부에 편성해 산별노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었지만 현대차 노조는 기한을 넘긴 채 반발하고 있다.

전주, 아산, 모비스, 정비, 판매, 남양연구소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산하 사업장 노조가 해당 지역의 금속노조 지역 지부에 편입될 경우 현대차 노조의 조직력이 크게 훼손되는데다 금속노조에서 내려받는 조합비도 현재 54%에서 40%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노조 내 정비위원회(정비노조)가 금속노조 조합비 납부 보류를 자체 결의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가 조합비 납부를 일시 보류했다고 알려졌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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