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29일 한국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및 개최와 관련, "한국 개최는 매우 잘된 일"이라며 "다만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처럼 유명무실한 회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서 IMF 와 세계은행의 개편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남 전 총리(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산학협동재단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명박 대통령이 내치와 외교 등 국정 전반을 잘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한 뒤 이같이 말했다.
최근 한국이 내년 11월 4차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확정되면서 국제외교의 중심에서 세계의 유수한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해 글로벌 경제를 운용하는 중요한 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 전 총리는 "정부가 G20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운영한다고 하지만 한국의 시각에서 추진하는 것이어서 세계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 "IMF와 세계은행체제 보완 전략 등 구체적 결실이 나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받아가며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G20의 개최국으로서 G20 정상회의가 구체적 행동 계획을 만들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전 총리는 지난 1982년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라는 민간단체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 결과 1989년 11월 PECC 회원국에 아세안 국가를 추가한 12개국으로 APEC이 결성됐다.
그러나 이후 APEC은 참가국이 너무 많아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고, 합의사항에 대한 구속력은 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남 전 총리는 이어 "G20은 그 전철을 밟지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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