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자연을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베뉴스는 수십억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해 온 생태계의 지혜가 곧 지속가능한 성장의 열쇠라고 단언한다.
아주경제신문은 27일 미국 몬태나주에 있는 베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바이오미미크리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그는 바이오미미크리를 "자연에서 블루오션을 찾는 일"이라고 풀이했다. 생태계의 지혜만큼 혁신적인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수십억년 동안 이어진 자연의 진화 과정을 더듬다 보면 인류의 진보를 위해 모방할 수 있는 요소가 무수히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도 생체모방 사례와 관련 투자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은 물과 공기를 스스로 정화하고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빌딩이나 자연 치유 능력을 가진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베뉴스는 리처드 본저(Richard Bonser) 영국 레딩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 1985~2005년 사이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바이오미미크리가 적용된 사례가 93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가 최근까지 취합한 사례도 2000여건에 달한다.
베뉴스는 보잉과 제너럴일렉트릭(GE), 프록터앤갬블(P&G) 등 다국적 기업들도 바이오미미크리를 활용한 제품 혁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그가 운영하고 있는 컨설팅업체 바이오미미크리 길드(Biomimicry Guiuld)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베뉴스는 기업들이 바이오미미크리를 통해 얻은 혁신 자산을 바탕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바이오미미크리를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바이오미미크리는 기술적인 한계나 문제점을 해결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베뉴스는 바이오미미크리가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비용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수익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바이오미미크리의 가치는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인류의 성장 해법은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찾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베뉴스가 10대 시절 살았던 뉴저지가 불도저로 개발되는 것을 보고 느낀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인류가 진보하는 과정에서는 언제나 부작용이 발생해왔다며 기능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명력을 유지해 온 생태계를 본받을 때 경제도 선순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성장모델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와 함께 바이오미미크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베뉴스의 활동도 바빠졌다. 그는 최근 바이오미미크리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모으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일종의 백과사전을 만들어 바이오미미크리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고 적용하기 쉬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베뉴스는 지금까지 모은 2000여건의 목록을 무료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바이오미미크리 길드를 통해 전 세계 30여개 대학과 공동 연구 및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생물학에 문외한이었던 기업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교육을 통해 바이오미미크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제는 이들 스스로 최소한의 인공재료로 최선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베뉴스는 인도 중서부 푸네(Pune) 인근에서 도시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며 "자연은 우리가 닮아야 할 대상임과 동시에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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