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강화된 우회상장 요건 덕분에 '부실기업'이란 편견은 많이 사라졌지만 '어딘가 부족한 기업'이란 이미지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7월 이후 상장한 기업은 예림당(옛 웨스텍코리아), 드래곤플라이(옛 위고글로벌), 미스터피자(옛 메모리앤테스팅)과 아직 사명변경을 하지 않은 나이스메탈(상화마이크로)까지 모두 4개다.
이 중 예림당을 제외한 3개사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나이스메탈(상화마이크로)은 거래를 시작한 지난 7월21일1200원에서 이날 1080원까지 10% 하락했다.
지난 7월30일 시작가 1만9000원이던 게임업체 드래곤플라이 주가도 이날 1만2600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4.74% 상승한데 비해 이 회사 주가는 33.68% 하락한 것이다.
우회상장 초기 주식시장 이목을 사라잡았던 미스터피자도 초라하긴 마찬가지다. 전달 28일 미스터피자로 상호변경 후 56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날 3835원을 기록하며 36.87%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 등락율 1.04%에 턱없이 못미치는 성적이다.
증권업계는 우회상장 기업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직상장이 어려운 회사들이 상장을 위해 부실기업을 저가에 인수하는 우회상장을 택해왔다"며 "아무리 우회사장 요건이 강화됐더라도 투자자들은 우회상장사에 대한 인식이 그닥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실기업을 인수해 우회상장하면 그 회사 부채를 그대로 떠안고 가야하며 영업권 역시 계상해야하는 부담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회상장사들은 직상장이 어려워 우회상장을 택한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한 우회상장사 관계자는 "직상장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소요시간과 시점을 고려해 우회상장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직상장은 준비기간만 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2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은 비상장 기업이 우회상장 요건을 강화 기존 감사의견, 자본잠식에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자기자본 30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덧붙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요건이 강화되다 보니 실제 이전 우회상장사보다 올 들어 우회상장한 기업들 실적이 훨씬 우수한 편"이라며 "우회상장 통로가 되는 회사 대부분이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 회사를 통해 우회상장한 회사들조차 투자자들이 신뢰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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