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前부총리, 정운찬 총리내정자 대신 강연

2009-09-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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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학계 거목 조순(사진) 전 부총리가 제자인 정운찬 총리 내정자를 대신해 세계미래포럼 연단에 선다.

정 내정자가 총리직을 전격 수락하면서 강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으나 은사인 조 전 부총리 덕분에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세계미래포럼(이사장 이영탁)은 조순 전 부총리(서울대 명예교수)를 오는 18일 오전 7시 서울 반포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리는 '제3회 미래경영 조찬모임'에 강연자로 초빙했다고 7일 밝혔다.

조찬모임 주제는 당초 예고한대로 '경제위기 이후 자본주의'로 정해졌다. 화두로 떠오른 출구전략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를 앞서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포럼 관계자는 "조 전 부총리가 견지해 온 미래 자본주의에 대한 고견을 압축해 들을 수 있는 기회"라며 "전세계를 엄습한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자 교체에 대해선 은사가 제자에게 진 빚을 갚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이 관계자는 소개했다.

정 내정자가 "조순 전 부총리는 평소 가장 존경해 온 분"이라며 "그를 대신해 대학에서 강의를 한 번 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이 빚을 갚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는 것.

조 전 부총리는 정 내정자가 총리직을 수락하자 "어디에 있든 바른 일을 할 사람"이라며 제자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포럼 관계자는 "조 전 부총리와 정 내정자는 바늘과 실처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일로 은사와 제자 간 깊은 신뢰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순 전 부총리는 1928년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보든대에서 석사와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한국은행 총재, 서울시장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 전 부총리는 케인즈학파 일원으로 수많은 제자와 학문적 업적을 남겼다. 그가 남긴 제자는 조순학파로 불리며 국내 경제학계를 이끌어 왔다.

포럼 참가신청은 17일 오전까지 포럼 홈페이지(wff.or.kr)에서 할 수 있다. 문의사항은 포럼사무국(02-551-1122)에서 받는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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