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이 잠실벌을 돌아 사직구장까지 휘감았다.
선두 KIA는 1일 사직구장에서 계속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와 원정 경기에서 '지키는 야구'의 힘을 보여주며 4-3으로 신승했다.
정수근의 음주 사건과 퇴출 결정 탓에 온종일 어수선했던 롯데는 마운드 총력전을 폈지만 한 점차로 분패, 4위 싸움에 적잖은 부담을 떠안았다. KIA와 전적은 7승12패 열세로 마감했다.
KIA는 지난 주말 잠실구장을 수놓았던 장타가 나오지 않았지만 초반에 몰아낸 점수를 철벽 마운드의 높이로 방어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은 '해결사' 김상현이 아니라 '안방마님' 김상훈이 3안타 2타점으로 공격을 해결했다.
선발 서재응이 5⅔이닝 3실점으로 무난하게 던져 5승째를 올렸고 평균자책 0점대 마무리 유동훈이 17세이브를 챙겼다.
SK는 목동에서 갈길 바쁜 히어로즈를 6-3으로 누르고 6연승을 질주했다.
일본인 선발 투수 카도쿠라 켄이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쾌투했고 2,3회 2사후 2점씩 뽑아내는 응집력이 돋보였다.
두산은 잠실 홈에서 최하위 한화를 4-3으로 힘겹게 물리치고 5연패에 탈출했다.
선발 크리스 니코스키가 6⅓이닝 1실점으로 막았고 3회 한 이닝에만 4점을 몰아내 승부를 갈랐다.
●사직(KIA 4-3 롯데)
뭘 해도 잘 풀리는 타이거즈는 안타 7개만 때리고도 11안타의 롯데를 잡았다.
1회말 위기를 1점으로 막은 것이 디딤돌.
롯데는 톱타자 김주찬이 안타를 쳤고 정수근 대신 2번에 들어온 박정준이 중전안타로 뒤를 받쳤다. 더블스틸까지 성공해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믿었던 홍성흔이 3루 땅볼을 치면서 홈에 쇄도한 김주찬이 아웃됐고 이대호의 안타와 카림 가르시아의 몸에 맞는 볼로 1점 냈지만 잔뜩 힘이 들어간 강민호가 병살타를 쳐 추가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반격에 나선 KIA는 2회초 최희섭, 김상훈의 안타에 이어 이재주가 중전안타로 동점을 만들고 롯데 선발 이정민의 폭투로 전세를 뒤집었다.
3회초에는 2사후 최희섭이 우중간 2루타를 친 다음 롯데 좌완 강영식이 김상현을 거르자 김상훈이 기다렸다는듯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롯데는 6회말 가르시아가 시즌 25호 우월 솔로홈런을 날리고 박종윤의 우선상 2루타로 3-4까지 따라붙었지만 추격은 그걸로 끝이었다. 김주찬만 4안타로 분전했다.
●목동(SK 6-3 히어로즈)
대구에서 삼성과 3연전을 싹쓸이하고 올라온 SK의 기세가 대단했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점수는 쉽게 잃지 않는 법. SK는 2-4회 매이닝 2점씩 뽑아내 히어로즈의 진을 뺐다.
히어로즈가 1회말 이택근의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잡았지만 곧장 비룡의 역공이 시작됐다.
2회초 2사후 나주환의 동점 2점포가 터졌고 3회에도 2사후 볼넷과 김재현의 우중간 2루타, 박정권의 우전안타로 4-2를 만들었다.
4회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김강민과 박재상이 좌.우중간을 잇달아 가르면서 승부를 갈랐다.
SK는 카도쿠라가 내려간 뒤 이승호, 윤길현, 정대현, 전병두 등 '벌떼 불펜'을 차례로 올려 히어로즈의 추격을 1점으로 봉쇄했다.
●잠실(두산 4-3 한화)
한화는 초반부터 지독하게 풀리지 않았다. 1회초 연속 4안타를 때렸지만 1점도 내지 못했다.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이여상이 김태완의 좌전안타 때 3루에 가다 죽었고 김태균이 안타로 기회를 이은 뒤 이범호가 좌전안타를 쳤지만 김태완이 홈에 들어오다 횡사했다.
한화는 3회초 안타와 번트, 안타, 땅볼로 간신히 1점 뽑았다.
반면 두산은 공수 교대후 한 번 잡은 찬스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대량득점했다.
'발야구'로 배터리를 흔들었고 한화는 폭투로 자멸했다.
안타로 포문을 연 임재철이 지체없이 2루를 훔치고 볼넷에 이어 정수빈의 좌선 2루타가 터져 1-1을 만든 뒤 무사 2,3루 기회가 계속됐다. 때마침 폭투가 나와 역전했고 이종욱의 적시타로 달아났다.
이종욱은 다시 2루를 훔쳤고 또 폭투에 이어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순식간에 4점을 뽑았다.
한화는 9회초 이영우가 두산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렸지만 1점이 모자랐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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