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의 대표적인 녹색금융 상품인 자전거보험이 저조한 실적 속에 금융기관 및 유통업체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은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새로 출시한 '자전거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LIG손해보험의 자전거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전거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3.7%에 통근 및 통학을 자전거로 하는 고객에게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6일까지 15만원 이상의 자전거를 구매하는 고객 중 500명에게 현대해상화재의 자전거보험 상품에 무료로 가입시켜 주기로 했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출시된 자전거보험이 다른 상품에 얹혀 팔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정작 손해보험사들도 자전거보험을 홀대하고 있다. 현재 자전거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동부화재 등 4곳이다.
삼성화재는 국민은행과 제휴를 맺고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으로 판매 중이며, 현대해상 자전거보험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된다. 동부화재 정도만 설계사 채널을 활용한 대면 판매에 나서고 있을 뿐이다.
손보사들이 자전거보험 판매에 소극적인 것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상품인 만큼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지출보험금 비율) 통계가 전무해 수익성을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자전거 이용자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생소하게 여기는 국민 정서도 자전거보험 판매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로 지난 6월부터 자전거보험 판매를 시작한 삼성화재의 총 가입건수는 1만건을 약간 웃돌고 있다. 보험료 수입도 3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손보사들은 구체적인 통계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삼성화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너무 서둘러 상품을 출시한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내년부터 자전거등록제를 시행키로 한 것은 호재이지만 보험료가 낮고 1년 만기 소멸성 상품이라 큰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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