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회담이 27일 금강산호텔에서 이틀째 열렸다. 남북 양측은 추석 무렵 상봉 일정과 장소, 형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견 조율에 들어갔다.
남북 수석대표인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과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 25분간 만난 뒤 남·북 실무 대표들도 따로 접촉을 갖고 추가 협의를 벌였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현지 정전으로 당초 10시에 시작할 예정이던 수석대표간 접촉이 지연됐다"며 "남북은 서로 일정을 협의해 가며 어제 남북 양측간에 제시된 현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 첫날인 지난 26일 제1차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남북 교차 방문단의 규모를 각각 100명으로 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상봉 시기의 경우 추석 연휴와 겹치는 문제를 놓고 양측간 이견이 있으나 합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측은 첫날 회의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 3대원칙을 제시하며 이산가족 상봉의 상시화와 확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 등을 제기했다.
통일부는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현실을 감안하면서 계속 제기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회담에선 남측의 원칙을 밝히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북측은 올해 추석 상봉행사에 대해 협의를 집중하자는 입장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북측은 전날 기조발언에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의 첫 이행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때문에 28일 나올 회담 합의문에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정상선언이 어떻게 반영될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북측 대표단이 식량을 비롯한 대북 인도적 지원문제 등을 남측에 타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측 대표단은 단체상봉 장소로 제시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공동 참관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남측 대표단과 취재단만 참관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면회소는 지난해 7월 완공됐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지 않음에 따라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
남·북 대표단은 협의가 순조로울 경우 2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를 발표하고 제10차 남북적십자회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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