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 통합작업 본격화

2009-08-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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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 공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이지송 전 현대건설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자산 105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의 통합작업이 본격화됐다.

이지송 사장 내정자는 27일 성남 분당에 마련된 한국토지주택공사 설립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해 사장 내정자로서의 집무를 시작했다.

신임 이 사장은 이 곳에서 통합공사가 공식 출범하는 10월 1일까지 한달 여간 통합 준비에 착수한다.

첫 공공기관 통합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이 사장의 앞날에는 당장 양 공사의 업무 조정, 구조조정 등 현안 과제가 산적해 있다.

신임 이지송 사장은 당장 양 기관의 통합으로 늘어난 부실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양 공사의 총 부채 규모는 86조원. 순수 금융부채만 해도 총 55조원에 달하고, 올해 말에는 70조원을 넘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총 자본금(19조5066억원) 대비 부채비율은 359%로 높아진다.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은 양 공사의 기존 업무를 축소, 폐지하거나 활성화하는 기능 재조정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장은 통합공사가 4대강 살리기, 광역경제권 체계 구축, 주택 500만호 및 보금자리주택 150만호 건설, 해외신도시 건설 수출 등 굵직한 업무 과제를 달성하면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해야 한다.

통합공사는 앞으로 과거 통합추진위원회 의결사항에 따라 민간과 경합하는 사업이나 설립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주공이 해오던 중대형 아파트 분양과 주택관리사업, 비축용 임대 주택 건설, 집단에너지 관리 사업은 통합 즉시 폐지해야 하고, 중소형 분양과 중소규모 택지개발 사업 등도 장기적으로 없애야 한다.

하지만 양 공사의 부실을 막기 위해 중대형 분양이나 주택관리 등 일부 수익성 있는 사업은 존속하거나 없애지 말고 축소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7300여명에 달하는 인력 구조조정도 관건이다. 주공의 경우 현재 정직원이 4385명, 토공은 2982명이다.

구조조정 폭이 크면 노조의 반발이 심할 것이고, 반대로 폭이 작으면 통합의 의미가 없어진다.

업계는 택지개발 등 중복 업무 조정을 통해 10~20%의 인력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옛 주공, 토공 인력의 구조조정 비율에 따라 한 쪽 기관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숙제는 혁신도시 이전이다. 공공기관 이전 방안에 따르면 2012년까지 주공은 경남 진주혁신도시로, 토공은 전북 전주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

하지만 두 기관을 하나로 합치게 되면서 어느 쪽으로 본사를 옮겨야 할 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본사를 어디로, 얼마만큼의 인력을 옮기느냐에 따라 지역 갈등마저 부추길 수 있는 대목이다.

양 공사의 이질적 문화를 다독이고 통합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융화시키는 것도 신임 사장의 몫이다.

주공은 그동안 통합에 찬성해왔지만 토공의 경우 주공의 조직이 거대하고, 부실이 심하다는 이유로 통합을 끝까지 반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토공과 주공은 같은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이지만 조직 문화가 서로 이질적"이라며 "30년간 택지개발 등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양 조직을 융합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 사장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워크아웃 기업을 정상화시킨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토지공사의 한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현대건설 재직 당시 보여줬던 추진력과 통솔력을 발휘해 양 공기업의 통합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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