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을 둘러싸고 노사간 극단적인 갈등을 겪어오던 금호타이어가 25일 직장폐쇄를 단행한 가운데 이를 알리는 공고문이 공장 정문에 내걸렸다./연합 |
막판 타결을 기대했던 금호타이어 노사 협상이 26일 또 다시 결렬되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쌍용차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26일 오전 10시30분께 협상에 들어갔지만 양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아 협상 2시간 만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갈라서고 말았다.
노조가 주장한 실질임금 삭감에 따른 보전과 파업 과정의 무노동 무임금 보전 방안에 대해 사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앞서 노조는 25일 기존 요구안에서 대폭 물러선 수정안을 내놨었다.
사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어떠한 경우라도 절대 수용할 수 없고 기존에 제시했던 6개안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사측이 제시한 6개안은 △임금동결 △정기승호 보류 △각종 복지 혜택 축소 △제도 관행 개선 △일자리 나누기의 한 방안으로 무급휴직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생계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일정 부분을 받아들이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원칙만을 주장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반면 사측 관계자는 “임금동결 시기를 2010년에서 2009년으로 앞당기는 등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 6개항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파업 사태와 관련해 관할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이 노사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키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재단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동철, 이용섭 의원을 비롯해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전갑길 구청장, 민형배 전 청와대 비서관, 윤난실 전 광주시 의원, 이병훈 노무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노조 측은 중재단의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사측은 중재단에 노조 편향적인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객관성을 띄기 힘들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때문에 중재단의 역할이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일부에서는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기 힘든 인적 구성이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는 26일 오후 4시 광주역에서 협상 결렬에 따른 사측의 정리해고안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후 27일부터 차기 집행부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노사교섭이 불가능한 만큼 내달 2일까지 정상 조업에 임할 방침이다. 노조는 새로운 집행부가 선출된 후 추가협상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