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 꾸러미를 풀어놓은 지 10개월이 지난 가운데 정부 자금이 바닥을 보이며 다시 경기침체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중국 정부가 올해 4조 위안(약 5850얼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종료 이후 추가 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 증시 하락세가 정부가 대출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수출의존적 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입국의 경제가 반등하지 못하면 공공지출과 대출 감소로 중국 경제는 올해말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경제성장 단계로 진입할 수도 있는 반면 내년에 자산 버블과 과잉설비, 급격한 인플레이션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경기둔화의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저명한 중국 전문가인 앤디 시에는 "중국은 성장모델을 변화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임시방편으로 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끄는 대신 수출이 되살아날 때까지 경기부양책을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가 예상한대로 반등하지 않는다면, 내년 중반께 제2차 경기침체를 맞아 두번째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우려는 중국 증시가 올해초 이후 90% 오른 중국 증시가 지난 4일 이후 15% 하락한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준다.
한편 신문은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면 향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8%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통화 공급량은 지난 13년 동안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 또한 2004년 마지막 인플레이션 이래 최고 성장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올 상반기 6.1% 성장에 이어 하반기 7.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가 안정화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수비르 고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수출의존적 정책을 대체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더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P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9%에 이어 올해 7.5~8%로 낮아질 것이라 전망했으며 내년에 8~8.5%로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가 내년 무려 11.9%나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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