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입원 후에도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글을 직접 쓰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9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입원 전후 행보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고인은 입원 이튿날에도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책임자들과 25개국 대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설하기로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연설문을 직접 쓰고 투석치료를 받은 후에도 영문 번역까지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입원 전날인 12일 '9.19로 돌아가자'는 제목의 연설문 완성 후 이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에 보냈다.
임 전 장관이 수정의견을 제시하자 손수 영문번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입원 직전엔 언론 인터뷰도 직접 응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입원하기 사흘 전 영국매체 bbc tv와 한시간 동안 사저 응접실에서 대북문제와 관련한 인터뷰가 있었다"며 "고령으로서 쉽지 않은 인터뷰였으나 논리적 반박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대북 지원금이 핵무기를 만드는 데 전용됐다는 질문에 "당시 한국의 사기업이 미래를 위한 투자 목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준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식량과 비료만을 제공했다. 그런 것들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결코 쉽지 않은 대담이었다"고 발언했다는 후문이다.
박 의원은 또 "입원 하고 나서 투석치료를 받은 후 모 월간지 인터뷰가 잡혀 있었는데 결국 연기했다"며 "연기는 했어도 못하게 된 것은 없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의 일기와 관련 "양이 상당히 많아서 언론에 제공할 만한 내용을 선정해 준비하도록 했다"며 "적당한 때를 골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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