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부모들 중에는 원어민과 한 시간씩 대화하는 게 원서를 읽히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부모가 있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읽기보다는 말하기에 더 중점을 둔다. 그러나 책을 읽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눈앞의 글자를 통해 지식과 감성을 함께 흡수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황에 맞는 어휘를 구사하며, 지혜롭게 말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간접적으로 배우게 된다. 이 과정은 후에 논리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글을 작성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영어 토론을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적어도 2만 개 이상의 단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어휘량은 독서량에 비례한다. 아는 어휘가 많으면 사고의 폭도 그만큼 넓어지고, 같은 표현이라도 훨씬 교양 있고 세련되게 해낼 수 있다.
영어 노출 시간을 늘리자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노출을 많이 해주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학교 영어 수업의 내실화가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부모 중에는 학교에서의 영어 과목을 의외로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수업시간에 영어 공부 대신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도 많다. 학교 영어 수업도 못 따라가면 영어를 포기해야 하는 실력이라는 등의 말도 쉽게 한다.
그러나 하루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고, 이를 쪼개서 영어 노출이 되는 시간을 따져보면 매일 2시간도 채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 영어 노출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측면에서 학교 영어 공부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아이가 학교 영어 수업을 쉽게 생각하면, 수업 시간 내에 나오는 영어 문장은 그 시간에 암기해버리라고 지도해보자. 간혹 영어실력은 좋은 편인데 학교 영어 성적은 그저 그렇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보통 뛰어난 영어실력이 아닌 중간 정도의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학교 영어 수업은 눈감고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학교 영어 성적이 높지 않은 것은 영어실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보다 학원에서 치르는 영어 성적이 진짜 내 아이의 영어실력을 가늠해내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학교 수업시간을 충실히 보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모범생이 되는 지름길이다. 영어 수업시간을 무시하기 시작하면 다른 수업들도 무시해버리게 되고, 결국 이런 아이들은 모범생이 될 수 없다. 영어 공부의 성공을 위해서 아이가 학교 영어 수업에도 성실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필자소개 - S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으로, 영어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오승연 박사(고려대영문학과)가 이 시대 부모들의 고민 해결을 위해 저술한 ‘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경향미디어 刊)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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